자사고 도입뒤 일반고 '학력저하' 현실

2012. 10. 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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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올해 서울 신입생 중학성적 비교

'성적 상위20%' 일반고 18% 그쳐

자사고는 50%…우수생 쏠림 심각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도입된 뒤, 자사고의 '선발효과' 탓에 일반고의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과 교육운동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역 자사고·일반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자사고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전체의 49.7%인 반면 하위 50%인 학생은 5.1%에 불과했다.

일반고의 경우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18.1%로 자사고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하위 50%인 학생은 50.7%에 달해 중하위권 학생의 일반고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50% 안에 드는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추첨으로 뽑는 자사고의 도입으로 자사고와 일반고 사이의 학력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자사고와 일반고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가 도입되기 전인 2009년 서울지역 일반고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 학생 비율은 21.9%에 달했지만, 자사고가 도입된 2010년에는 20.2%, 2011년에는 17.9%, 2012년 18.1%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면 일반고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이 하위 20%인 학생 비율은 2009년 14.1%에서, 2010년 15.2%, 2011년 18%, 2012년에는 18.5%로 해마다 늘었다.

자사고가 2곳(하나고·대성고)인 서울 은평구 고교 신입생 성적 현황을 보면, 일반고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은평구의 일반고 가운데 가장 경쟁률이 높은 ㅅ고의 경우,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20%인 학생 비율이 2010년 17.3%에서 2012년 14.4%로 줄었다. 올해 일반고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 학생 비율 평균(18.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반면 하위 20% 학생 비율은 같은 기간 13.5%에서 18.3%로 늘었다. 이 학교 교감은 "최상위권은 특목고로, 상위권은 자사고로 빠져나가면서, 일반고에는 중하위권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며 "다양한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효과를 얻을 수 없고 수업 분위기도 나빠져 교사들이 갈수록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유기홍 의원은 "자사고로 인한 고교서열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교과부는 자사고 추가 지정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고교평준화를 허무는 자사고 정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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