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역사교과서 수정.. 한민족 기원 공식화했다
2007학년도 고교 1학년용 역사교과서부터 고조선의 건국과정을 공식 역사로 편입하고, 한반도의 청동기 보급시기를 최대 1000년까지 앞당긴 것은 한반도 최초 국가인 고조선의 역사를 비롯한 우리 고대사를 실증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대외적으로 한민족의 기원을 분명히 함으로써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한반도 역사 왜곡에 맞서는 한편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으로 역사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장득진 편사기획실장은 23일 "한민족 정통성의 기원인 고조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비롯한 우리 고대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 이번 역사교과서의 의미"라며 "한반도 청동기 보급시기를 앞당긴 것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고조선 건국과정은 이전의 역사교과서에서는 '단군신화'로 기록돼오다 근래 들어 '단군이야기' 정도로 다뤄졌다. 2006학년도 교과서만 해도 고조선 건국과정은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의 기록에 따르면,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건국하였다고 한다(기원전 2333년)'로 묘사해 역사학계 등으로부터 "표현이 매우 수동적이며, 어디서 전해들은 얘기 형태로 쓰여 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이에 따라 2007학년도 교과서부터는 '…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하였다'고 명확히 서술함으로써 고조선의 존재를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은 교과서에서 고조선이라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가르쳐왔고, 일본 역시 교과서 연표에도 고조선에 대한 기술 없이 곧바로 한국 역사의 시작을 낙랑군과 고구려부터 표기해왔다.
이번 역사교과서에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한반도 청동기 보급시기를 앞당긴 것은 고조선의 존재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장 실장은 "이전 역사교과서에서는 고조선을 비롯한 한반도의 국가는 청동기시대부터 존재했다고 밝히면서도 청동기 보급시기를 최고 기원전 15세기로 잡았다"며 "이 탓에 기원전 2333년에 건국됐다는 고조선의 역사와 맞지 않아 배우는 학생들이 의아해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교과서에서 고조선이 기원전 2333년에 단군왕검에 의해 건국됐다고 적극적으로 서술되지 못한 이유는 이 시기에 청동기가 보급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성과가 충분하지 못한 탓이 크다.
장 실장은 "우리가 만주 등의 유적들에 접근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동안 청동기문화를 토대로 세워진 고조선의 존재를 뒷받침할 만한 실증적인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관련 연구성과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이번 교과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한반도 청동기 보급시기를 기원전 2000년쯤까지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과서의 이 부분을 집필한 최몽룡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도 "강원 정선과 춘천, 홍천, 경기 가평, 인천 계양구, 경남 진주 등지에서 최근 출토된 유물 등을 근거로 한반도에 청동기 문화가 전래한 시기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황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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