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기 전역, 150만 원만 주세요"

2016. 8. 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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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신체적 문제가 있는 병사가 일찍 전역할 수 있도록 절차를 크게 간소화한 지 2년이 지났는데요.

허점을 노려 150만 원만 내면 조기 전역시켜주겠다는 군 출신 브로커들도 활개치고 있습니다.

백승우 인턴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22사단 임 병장 GOP 총기 난사 사건, 22사단 A급 관심병사 자살 사건까지.

모두 2014년 한 해동안 발생한 끔찍한 병영사고입니다.

국방부는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같은 해 8월 현역복무부적합심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조치를 내놨습니다."

두 달이 넘던 심사 기간이 2주 정도로 대폭 단축됐고, 제출 서류 5가지 가운데 군의관의 진단서가 제외됐습니다.

군 출신 브로커들은 여기서 생긴 허점을 파고 든 것.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현역복무부적합심사'를 검색했더니, 육군 소령 출신이라며 "조기 전역을 도와주겠다"는 글이 뜹니다.

군에 제출하는 서류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준다는 행정사의 사무실을 취재진이 직접 찾았습니다.

현역 복무 중인 사촌 동생이 힘들어한다고 말을 꺼내자 대뜸 조기 전역 성공 사례부터 얘기합니다.

[육군 장교 출신 행정사]
"100명이면 90명은 내보낸 것 같아요. 가수 지망생, 야구선수, 축구선수 해봤어요."

이어지는 구체적인 수법 설명.

[육군 장교 출신 행정사]
"군부대 상황 속에서 '미치겠습니다' 이러면 대체로 나오는 것 같아요. 한 달 반 정도 진료 기록을 좀 모아두라고 하죠."

따로 만난 공군 장교 출신 행정사는 가족 사칭까지 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공군 장교 출신 행정사]
"가끔 이제 행정사라 안 하고 '삼촌이다', '우리 친척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돼. 그럼 내가 통화를 해서… "

최근 전역한 한 군의관은 "군의관들과 상담할 땐 문제가 없던 장병이 조기 전역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그 뒤에 군 출신 행정사들이 있다는 건 이제 비밀도 아니"라고 털어놨습니다.

군 출신 행정사들은 공식 절차도 자세히 알려줍니다.

[육군 장교 출신 행정사]
"입증 서류 만들어서 국방부에 형식은 민원으로 내고요. ○사단 감찰참모부에 들어가게 해서 감찰 참모가 사단장님께 보고하고… "

비용은 얼마나 들어갈까.

[육군 장교 출신 행정사]
"150만 원 주시고, 그럼 제가 전화를 하든 뭐 대응을 하든.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2013년 1천4백 명이었던 현역복무부적합 조기 전역 사병이 2014년엔 3천 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새로운 병역 회피 수단이 된 현역복무부적합심사 제도. 국방부와 병무청이 병역 회피 범죄 단속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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