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문화읽기> 영화 '인천상륙작전' 흥행

문별님 작가 입력 2016. 8. 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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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개봉한 뜨거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개봉한 지 며칠이 안 됐는데 벌써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 어떤 영화입니까? 


하재근

영화 제목이 ‘인천상륙작전’ 아니겠습니까. 글자 그대로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룬 영화인데. 

용경빈

네, 인기가 어느 정도죠?


하재근

이게 이제 30일날 하루에 69만 명 관객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고,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지금 엄청난 인기인데, 그 기존의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국제시장이 200만 관객 돌파하는 데 8일 걸렸고, 7번방의 선물이라든가 변호인 같은 경우에는 6일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5일 만에 200만을 돌파했으니까, 상당히 빠른 속도로 관객이 늘고 있는 와중에 지금 개봉 첫날이 27일, 그리고 그 다음날이 28일, 그 관객 중에서 가장 많은 연령대가 어느 연령대였냐면 20대 관객이 제일 많이 봐서, 이것도 참 의외다. 그래서 우리나라 20대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안보의식이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좀 고조된 것이 이런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 그리고 아무래도 ‘인천상륙작전’이라고 하니까 벌써 엄청난 전쟁 액션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그러한 한국형 대형 블록버스터에 대한 기대감도 초반 흥행몰이의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용경빈

네, 뭐 조금 연령대가 올라가면 평이 조금 달라지는 느낌도 있긴 한데, 어쨌든 지금 이 영화는 말씀하신대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아니겠습니까? 영화에 대한 간략한 내용을 살펴볼까요?

하재근

6.25 때 미국의 극동군 사령부에서 인천상륙작전을 하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첩보원들이 들어가서 사전 정지 작업을 해야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게 성공 확률이 너무나 낮은, 이게 성공하면 기적이다, 라고 할 정도로 들어가는 수로도 좁고 뭔가 길도 복잡한 와중에 북한군이 포격을 가하면 길이 금방 막히고, 그리고 조수간만의 차가 너무나 커서 그 상륙할 수 있는 시간대가 거의 한두 시간밖에 없는 그래서 사전 정지 작업을 다 해놓고 쓱 들어가서 딱 내려야 되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려야 되는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첩보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미군을 첩보원으로 보낼 수가 없는 겁니다. 왜냐하면 인종적으로 봐서 들어가는 순간 탄로가 다 나니까. 그래서 미군 부대가 한국 해군한테 당신들이 첩보원들을 보내라고 해서 우리나라 해군이 자원한 첩보원들을 인천으로 보냈던 거죠. 바로 그 첩보부대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 이 ‘인천상륙작전’이고, 그분들의 활약상이 너무나 감동적이고 그분들의 희생 때문에 오늘날 이 자유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이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용경빈

작전 자체만 놓고 보면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근데 이 영화를 둘러싼 논란들이 좀 일어나고 있어요.

하재근

이 감동적인 영화에 평론가들이 평점 테러를 가했다고 해서, 평점을 굉장히 낮게 준 거죠. 거의 한 3점 정도를 줬다고 하는데, 그리고 또 시사회 때 이 영화에 대해서 악평이 굉장히 많이 나왔고, 주로 이제 영화계에서 전문가 계열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서 굉장히 악평을 쓰니까, 여기에 대해서 격렬한 반발이 나타나면서, 정치가까지 가세를 해가지고 홍준표 경남지사 같은 경우에는 ‘이 작품은 보기 드문 수작이다, 그런데 일부 평론가들이 이념적인 잣대로 혹평을 가하는 거 아니냐’, 결국 이 영화를 나쁘게 평가하는 사람은 좌파다, 이런 식의 논란이 나타나면서 결국 이 영화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애국심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라고 해서 애국심 논란, 이념 논란, 이걸로 지금 논란이 비화하고 있습니다. 


용경빈

자, 지금 들어보면 이런 논란들 자체가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하재근

문제가 상당히 있다고 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우리의 어떤 애국심을 고취하는 이런 내용의 영화들이 보통 완성도와 상관없이 굉장히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옛날에 디워, 난리가 났었고. 왜냐하면 디워 같은 경우에는 나라 지키는 얘기는 아니었지만 그 디워가 보여준 엄청난 스펙터클 액션이 그 전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이런 영화가 한국에서 나오다니, 감동이야, 이런 영화는 밀어줘야 돼, 라고 해가지고 애국적인 열정이 엄청난 흥행에 있었는데, 이제 그런 일이 있었고. 그다음에 명량, 명량도 바로 비슷한 이 ‘인천상륙작전’ 하고 비슷한 이유로 인해서 엄청난 흥행몰이가 있었고, 그리고 이제 ‘인천상륙작전’인데. 이러한 영화들의 공통점이 뭐냐면 평론가들은 대체로 평가를 안 좋게 하고 그럼 이제 일반 대중이 격렬하게 집단적으로 공격을 하면서, 당신들은 애국심이 부족하다, 이런 식으로 하는 건데, 거기에 특히 이제 ‘인천상륙작전’ 같은 경우에는 여기에 이념까지 가세를 해가지고 이 영화를 안 좋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어쨌든 사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이런 식으로 나가니까, 이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할 수가 있고. 사실 ‘인천상륙작전’이 이게 한국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굉장히 감동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순전히 영화적인 완성도로만 보면 여러 모로 좀 미흡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영화 전문가들이 그런 점을 지적할 수도 있는데, 이게 우리한테 어떤 이념적으로 바람직한 이야기라고 해서 무조건 영화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내야 된다라고 몰아치고 공격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이게 어떤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냐면, 이념적으로 경직된 봉건적인, 억압적 체제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때 성리학을 찬양하면 무조건 좋은 작품, 성리학에서 벗어나면 아무리 완성도가 뛰어나도 사문난적, 이렇게 되는 것처럼 북한이 김씨 왕조 찬양하면 좋은 작품, 거기서 벗어나면 나쁜 작품 이런 식이 되는 건데, 우리나라까지 그러한 봉건적 억압체제에 북한과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고, 그러니까 우리가 이념적인 건강성을 가지는 문제하고 영화의 완성도를 따지는 문제는 전혀 별개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를 논하는 데 있어서 자꾸 거기가 애국심을 대입하고 이념을 대입하고 이러면 우리나라 영화 산업이 발전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영화는 영화 그대로 보고, 완성도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당신들은 애국심이 부족하다, 이렇게 공격하는, 집단 공격하는 이런 문화는 앞으로 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용경빈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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