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리듯 입 연 옥시.."영혼없는 사과" 비판만 커져

박진영 기자 2016. 4. 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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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정황 속속 드러나며 21일 5년만에 사과..'홍보대행사' 통한 자료 배포 '빈축'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불리한 정황 속속 드러나며 21일 5년만에 사과…'홍보대행사' 통한 자료 배포 '빈축' ]

논란이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와 관련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이하 옥시) 측에 불리한 정황이 점차 확보되는 가운데 기업이 쫓기듯 내놓은 사과문이 빈축을 사고 있다.

21일 옥시 측은 홍보대행사 프레인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논란과 관련한 공식 사과자료를 배포했다.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지 5년 만에 표명한 첫 공식사과이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안과 관련해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간 매우 어렵고 복잡한 사안의 진상을 파악하고 동시에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해결 방법을 찾고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적 차원이 기금 추가 기탁 의사를 밝혔다. 회사 측은 "2014년 환경부 및 환경보전협회(KEPA)와의 협의를 통해 조건 없이 50억 원의 인도적 기금을 기탁했다"며 "이번에 위 기금에 추가로 50억 원을 더 출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속 빈 사과'라는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인 청산, 증거인멸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서는 "여러 의혹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수사에 계속하여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을 뿐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소통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는 표현을 썼지만 피해자 및 가족에게는 "위로한다"는 표현으로 일관하기도 했고, 책임자가 직접 나와서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대행사가 사과문을 배포했다는 점도 빈축을 사고 있다.

'인도적 차원의 기금' 또한 2년 전 이미 문제시 된 대목이다. 옥시는 2년 전 국정감사 당시 제품 결함에 따른 피해보상이 아닌 인도적 차원에서 기금을 출연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옥시는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 가족 및 언론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그렇지만 불리한 유해성 관련 자료를 인멸한 정황이 확보되고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며 궁지에 몰리자 급히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마트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 공식 사고, 100억원의 보상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측에서도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피해에 대한 명확한 책임 표명 및 피해자에 대한 진정성이 명백히 없는 입장 표명일 뿐"이라며 "다시 한 번 피해자들 앞에 공개사과를 하고 진정성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포함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등 제품을 사용해 영유아와 성인 등 228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총 1528명에 달하는 피해자(이상 환경보건시민센터 집계)를 낸 사건이다.

RB코리아는 레킷벤키저 현지법인으로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 옥시의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됐다. 세탁표백제 '옥시크린'과 습기·냄새제거제인 '물먹는하마' 제습제 제품 등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박진영 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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