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세대, 정부 신뢰 '아시아 꼴찌' 부모세대보다 '국민 자긍심' 낮아
한국인의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이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일수록 정부를 더 믿지 못했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도 낮았다. 반면 한국인이 우울감이나 자신감 상실을 경험하는 비율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았다. 통계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5’ 자료를 냈다.
■한국인 정신건강 ‘평균 이하’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는 79.0%인 반면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1979~1992년생)는 66.9%로 12.1%포인트 낮았다. 사람이나 사회에 대한 신뢰 수준도 젊은층일수록 낮았다. ‘이웃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베이비붐세대는 72.1%가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에코세대는 52.6%에 그쳤다.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베이비붐세대는 36.8%, 에코세대는 28.5%로 차이가 났다.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해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를 조사한 결과(2010~2012년 평균)를 보면 한국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30.1%로 일본과 파키스탄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15~24세 연령대에서 정부를 신뢰하는 비율은 27.7%로 아시아에서 최하위였다.
한국인의 정신건강 역시 선진국에 비해 취약했다. 지난 한 달간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한국인이 13.2%로 미국·일본·독일 등 29개국 평균치(10.7%)를 웃돌았다. 자신감 상실 경험률도 한국인은 11.1%, 29개국 평균은 7.3%였다. 입시경쟁에 시달리는 고등학생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특히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많이 겪었고,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스트레스 인지율(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이 가장 높은 집단은 여고생(47.6%)으로, 가장 낮은 70세 이상 남성(12.7%)의 4배에 달했다.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차별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중·고등학생은 성적 때문에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국민 50% “여가시간 혼자 보내”
에코세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해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9.8%에 그쳤다. 베이비붐세대(66.2%)보다 16.4%포인트 낮았다. 동거에 대해선 베이비붐세대는 반대가 65.6%에 달했지만 에코세대에서는 찬성이 61.9%로 더 많았다.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베이비붐세대의 59.4%는 부인 책임이라고 답한 반면 에코세대는 59.3%가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혼자서 여가시간을 보낸다는 비율이 2007년 44.1%에서 2014년 56.8%로 12.7%포인트 증가한 반면 친구와 함께한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34.5%에서 8.3%로 26.2%포인트나 감소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 추세이지만 고령화에 따라 6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01~2014년 약 5.4배, 사망자수는 약 3.3배 증가했다.
한국인은 결손가정 자녀와 장애인에 대해서는 다수가 포용적 태도를 보였으나 전과자와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동성애자에 대해선 나이가 적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포용도가 높았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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