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하나 없는 접적지 강화도의 '하루살이' 대피소

2015. 11.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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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북한 포격 때 시설개선 요구 빗발쳤지만 '제자리'

8월 북한 포격 때 시설개선 요구 빗발쳤지만 '제자리'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북한의 대북 확성기 포격 당시 열악한 시설로 비판을 받았던 접적지역 인천 강화도 일대 대피시설의 개선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15일 인천시 강화군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8월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를 향해 포격을 가했을 때 대북 확성기가 설치된 강화군 교동면 인사리와 지석리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하루가량 몸을 피할 수 있게 지어진 대피소에서 이틀 연속 머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난정·지석초등학교로 긴급대피했지만 지하 대피소는 수용 인원이 적어 학교 교실 4∼5곳에 분산 수용됐다.

당시 대피소에는 화장실, 냉장고, TV, 밥솥 등 기본적인 물품도 없어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 뒤 석달 가까이 지났지만 비상상황에 대비해 대피소 안에 비치한 주민 개인 물품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강화군에는 교동면, 하점면, 서도면 등지에 대피소 30곳이 있으며 방독면 2천788개, 비상조명등 30개, 응급처치비품 30개 등이 비치돼 있다.

이는 인천시가 8월 북한의 포격 직후 강화군 대피소 내 물품 현황을 파악했을 당시 확인한 수량과 같다. 라디오 10개와 인터넷 공유기 30개 등만 추가로 확충됐다.

서해 5도 대피소 42곳이 TV·냉장고·밥솥·담요·난로·버너 등 장기 대피에 필요한 물품을 다양하게 갖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화도 대피소 내 간이 화장실은 여전히 세면대나 변기가 없이 텅 비어 있다. 용변을 보려면 물품 창고에 있는 휴대용 변기를 따로 꺼내 써야 한다.

군 관계자는 "방독면 등 물품 수량이 여전히 주민 수보다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습도가 높은 지하 대피소에 제습기를 설치하고 대피소마다 인터넷 공유기, 손도끼 등을 들여놓는 등 다른 물품을 많이 확충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주민들의 건의 사항을 받아들여 국·시비 등 64억원을 투입, 강화읍 대산·월곳리, 양사·교동·삼산면 등지에 화장실을 갖춘 대피소 10곳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확충 후 대피소(정부지원시설) 40곳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5천91명으로 강화군 전체 인구 6만7천533명의 2.5%에 불과하다. 민간 건축물 중 대피시설로 지정된 공공용 지정시설까지 포함해도 수용률이 75.9%에 그친다.

시 비상대책팀 관계자는 "기존 대피시설까지 화장실을 모두 확충하는 것은 예산이나 지하도 상수도관 공사 문제가 있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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