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4명 때문에 100명이 서울 가야 하나요"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표현했다. 17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는 기재부 직원 3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업무 비효율과 국회의 '갑질'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한 직원은 최 부총리에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경우 꼭 서울에서 사업 설명을 들으려 한다"며 "의원 4, 5명을 위해 기재부 직원 100명가량이 서울에 올라가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예산철이 되면 국회는 예산 심사를 이유로 기재부 직원들을 호출한다. 그러면 해당 실ㆍ국장은 물론 과장, 사무관 등까지 한주에도 몇 번씩 국회에 불려간다. 서울-세종을 오가느라 시간과 돈이 줄줄 새고 있다고 기재부 직원은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이 정부세종청사에 내려오도록 국회와 상의해 달라고 최 부총리에게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국회가 내 말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간부들이 국회에 출장갈 때 대동하는 실무직원 수가 지나치게 많다"면서 "필요한 최소 인력만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 출장 시 동반 직원 축소를 비롯해 ▲주말ㆍ휴일 근무 최소화 ▲야근 축소 ▲보고ㆍ회의를 위한 서울 출장 축소 ▲주무관 역량 강화 등을 기재부 조직의 5대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직급에 상관없이 직원 개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서로 토론하자'는 취지에 맞게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최 부총리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게 뭔지 계급장을 떼고 이야기해보자"며 화통한 모습을 보이자 여러 직원들이 대(對) 국회 업무 등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미팅에 참석한 다른 기재부 직원은 "이렇게까지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가 오갈지는 몰랐다"며 "허심탄회하게 발전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최 부총리는 취임 직후인 작년 8월 직원들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는 횟수를 종전의 3분의 1로 줄이는 등 '업무 효율화 28개 행동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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