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슈통에 '돈다발'..모뉴엘 뇌물전달 백태

2015. 1. 2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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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청소기'로 유명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이 8억 원의 뇌물을 뿌려서 무려 3조 4천억 원 대의 사기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뇌물액수의 4천 배가 넘는 뻥튀기를 한 셈인데, 사과상자를 사용하던 과거와 달리 담배갑과 티슈 상자를 이용했습니다.

이윤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뉴엘이 2007년부터 7년간 가짜 수출 서류로 은행 10곳에서 빌린 돈은 3조4000천억 원.

가짜 수출 서류를 바탕으로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서면 금융기관은 모뉴엘에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유리한 신용평가를 받기 위해 무역보험공사 등의 임직원을 상대로 한 금품로비는 8억여 원으로 충분했습니다.

허위 고문계약을 체결하고 고문료를 지불하거나 회사 법인카드를 제공하는 등 말 그대로 '백화점식' 금품로비였습니다.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500만~1000만 원 상당의 무기명 선불카드를 담배갑에 숨겨 전달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모뉴엘 임직원들은 5만 원권 기준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들어가는 티슈 상자에 3000만~5000만 원을 넣을 뒤 빈 공간은 휴지로 채워 상자째 건네기도 했습니다.

모뉴엘의 해외 거래 계좌를 뇌물 전달 창구로 이용하는가 하면,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에서 하룻밤 접대비로 1200만 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싱크:김범기/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2부장]"(무역보험공사 임원 중에는)자신의 자녀를 모뉴엘에 취직시킨 사례까지 드러났습니다. 이런 행태를 보면 '관피아'의 전형이 아닌가…"

모뉴엘이 금융기관을 속여 빌린 돈 중 아직 갚지 못한 돈은 5500여억 원.

지난해 말 모뉴엘이 파산하면서 3400여억 원은 보증을 선 무역보험공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검찰은 뇌물을 받은 관련기관 임직원 등 10명을 적발하고, 조계륭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 등 6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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