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싸우다가 죽었다면.. "

2008. 7. 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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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초소붕괴 등 사고에 장병 부모들 항의 빗발

군 부대에서 인재나 다름없는 어이없는 사고로 장병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의 군 당국에 대한 불신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22일 경북 포항의 해병대 해안초소 붕괴로 장병 3명이 숨진 데 이어 24일에는 강원 양구 육군 모부대에서 산사태로 또다시 장병 2명이 숨지자, 군에 복무하거나 입대를 앞둔 아들을 둔 부모들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최모씨는 국방부 홈페이지 열린게시판에 글을 올려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로서 너무 답답하다"며 "전쟁에 나가 싸우다가 죽었다면 가슴에 묻을 수 있지만, 폭우에 안전사고로 개죽음을 당해야 하느냐"며 관련자 문책을 주장했다.

김모씨도 "어쩔 수 없이 군에 징집되는 것도 억울한데 목숨까지 잃었다"며 "아들 가진 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진다"며 "고 심경을 토로했다.

양구 육군 부대의 산사태 매몰 사고는 언뜻 집중 호우에 따른 우연한 사고로 보이지만, 정황상 사전에 예방이 가능했다는 측면에서 '인재'의 성격이 크다.

산에서 밀려 내려온 토사에 매몰돼 숨진 장기만(24) 하사와 전중일(22) 병장이 숨진 장소는 경사면이 7~8m 높이에 이르는 가파른 산비탈에 인접한 곳이다. 또 철책 울타리가 설치됐다고는 하지만, 호우 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산사태 위험성이 큰 지역에서 작업을 강행한 것은 무리한 지시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포항의 해병대 해안초소가 붕괴돼 장병 3명이 숨진 사고도 사전 대비책이 아쉬웠던 경우다. 1970년대 지어진 노후 초소 지붕에 총 400㎏의 모래주머니를 쌓아두는 바람에 중량을 이기지 못한 초소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군 당국의 안이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도 긴급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젊은 사람들이 입대해 그런 사고가 나면 가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 걱정한다"며 "국방부는 특별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한나라당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전방에서 울타리 작업을 하던 병사 2명이 숨진 것은 참 안타깝고 슬픈 소식"이라며 "정부는 장병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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