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비서 단독범행 개연성 낮아.. 배후·공범 수사력 집중

정환보 기자 입력 2011. 12. 2. 21:57 수정 2011. 12. 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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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계좌·통화내역 조사.. 선거 캠프와 관계 '주목'

여당 의원의 운전기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의 홈페이지를 단독으로 마비시키는 범죄를 저질렀을까.

경찰은 지난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와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감행한 범인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운전비서인 공모씨(27)라고 발표했지만 이 사건에 대한 의문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과거 공공기관 또는 금융기관에 대한 해킹이 주로 경제적 이익을 노리거나 사회적 불만을 표시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번 사건은 '선거 방해'라는 뚜렷한 목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의원의 비서 공씨는 재·보궐 선거일 전날인 10월25일 밤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낸 고향 후배 강모씨(25)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 홈페이지를 마비시켜줄 것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전화 한 통에 강씨는 직원 2명을 시켜 선거 당일 새벽 1시쯤 디도스 공격을 성공시켰고,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 이후 선관위와 '원순닷컴' 홈페이지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경찰은 그러나 20대 중·후반인 이들이 선거 당일에 국가기관과 범야권 후보의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시원스럽게 밝혀내지 못했다. 공씨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캠프에 직접 가담하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만한 일을 결정할 만한 '신분'도 아니었다. 공씨가 수행하는 최 의원은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으로서 선거홍보전략에 적극 관여하고 있어 '연관고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최 의원은 "의원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연루설'을 극구 부인했다.

금품을 받고 저지른 범행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의문이다. 여당 관계자는 "공씨가 인터넷 도박과 관련한 전과가 있다"고 말했다. 강씨가 운영하는 정보기술(IT)업체가 온라인 도박과 신분증 위조 등을 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금품을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누가 돈을 주고 범행을 사주했는지가 사건의 핵심이 된다. 선거캠프 측의 누군가로부터 성공보수를 받았거나 '사후 지급'을 약속받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지만 경찰은 공씨의 배후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다만 검거된 이들의 금융계좌 추적을 통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문은 지난해 정부 주요 부처와 각종 금융기관 홈페이지가 마비됐던 3·4 디도스 공격에서와 같이 고난도의 해킹으로 여겨졌던 디도스 공격이 단 2명의 조작만으로 가능했느냐는 것이다. 통상 악성코드가 심어진 '좀비 컴퓨터' 수십만대가 쓰이는 디도스 공격과 달리 이번에는 단 200대만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무선인터넷만 써서 추적을 피하는 등 디도스 공격의 수준이 상당했다"고 말했지만 중요 국가기관인 선관위 홈페이지가 인터넷 도박업체의 클릭 한 번에 이렇게 쉽게 뚫릴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찰은 이들에게 국가 주요 정보통신시설에 적용되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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