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찰, 보성 목사 3자녀 부검 "양손 묶고 폭행"

안현주 2012. 2.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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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뉴시스】안현주 기자 = 전남의 한 교회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목사 3자녀가 부모로부터 상습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목사 부부는 고열에 시달린 아이들에게 음식물도 주지 않고 양손을 결박한 채로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12일 보성 A 교회에서 발생한 목사 3자녀 사망사건과 관련 "목사 부부의 가혹행위와 영양공급 중단이 사망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황석헌 전남청 강력계장은 이날 오후 청사 소회의실에서 3자녀 부검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숨진 3자녀 전신에서 타박상 흔적을 다수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사 부부 또한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허리띠와 파리채를 이용해 자녀마다 39대씩 4회에 걸쳐 폭행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목사 부부는 성경책 잠언 24장 13∼14절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 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라는 구절을 실행에 옮겼다"고 덧붙였다.

특히 목사 부부는 감기증세로 고열에 시달린 아이들에게 열흘간 음식물을 주지 않고 금식기도를 진행했으며 양손을 묶어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로 폭행을 행사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폭력이 사망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목사 부부가 1차 조사 당시 "'금식 안수기도를 위해 가혹행위를 했다'고 진술했으나 2차 조사에서는 '성경에 나온 것처럼 잡귀를 쫓아내고자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설명했다.

또 목사 부부는 둘째 아들이 숨진 1일 이후 수요예배와 일요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며 시신의 부패로 발생한 악취의 원인을 묻는 신자들에게 "음식물 냄새"라고 둘러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의 소견을 토대로 목사 부부의 혐의를 유기치사에서 상해치사로 바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황석헌 강력계장은 "목사 부부가 금식기도를 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3일부터 자녀들에게 식수를 제외한 음식물을 전혀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부검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가혹행위와 영양공급 차단이 사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께 보성군 보성읍 옥평리 A 교회 내실에서 목사 박모(43)씨의 큰딸(10·초등 3년)과 큰아들(8·초등 1년), 둘째아들(5)이 숨져 있는 것을 고모부 이모(5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 목사는 지난 1999년부터 전남 진도군 B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으며, A 교회는 한국의 기독교 5대 교파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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