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20년 돌봐준 아내 치매 2년 못참은 남편

최종석 기자 2011. 10. 1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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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 70대 5년 선고

중풍에 걸린 자신을 20여년 동안 돌본 부인이 2년간 치매 증상을 보이자 부인을 살해한 70대 남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이태종)는 치매를 앓던 부인을 아파트 8층에서 밀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74)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아내의 자살을 방조했을 뿐이라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검찰에서 아내를 살해했다고 세 번이나 자백한 점 등 수사 내용과 1심 법정 진술을 종합할 때 아내를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중풍으로 건강이 좋지 못한 자신을 20여년 동안 정성껏 보살펴온 부인을 치매에 걸렸다는 이유로 아파트에서 밀어 떨어뜨리고, 그 직후에도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고 태연히 잠을 자는 등 죄질이 나쁘다"면서 "하지만 피고인이 고령에 병을 앓고 있고, 자녀들도 선처를 원하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5월 16일 오전 5시쯤 서울 방화동 집에서 부부 싸움을 하던 중 부인(70)의 목을 조르고 베란다로 끌고 가 떨어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부인은 허리띠를 목에 감고 죽겠다고 소리쳤고 화가 난 김씨는 "그래 천당으로 가라"며 허리띠를 더 세게 조른 뒤 자기의 손가락을 깨문 부인을 베란다로 끌고 갔다. 부인은 이웃 주민들에게 들릴 정도로 "살려 줘요" "하지 마"라고 소리쳤지만 김씨는 베란다 바닥에 쭈그려 앉은 부인을 들어 올려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는 것이다.

김씨 부부는 교통사고 등으로 두 아들을 먼저 보내고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아가며 어렵게 살았다. 특히 남편 김씨가 중풍과 당뇨, 간질, 심장병을 앓아 사회생활을 못했지만 숨진 부인이 20년 넘게 보살폈다. 그러나 2년 전부터 부인이 치매에 걸려 김씨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부부 싸움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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