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였소" 10년만의 자백, 범인은 말기암 환자였다

권승준 기자 virtu@chosun.com 2011. 4. 2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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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속 中企사장 살인사건, 경찰 끈질긴 수사끝 주범 잡아

중소기업 사장이 직원들에게 살해돼 암매장된 사건이 10년 5개월간 미궁 속에 빠져 있다가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해결됐다.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이 사건은 위암 말기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주범을 찾아내 범행을 자백받아 실마리가 풀렸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00년 11월 강원도 평창 의 비닐제조업체 강천실업 사장 강모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주범 양모(59)씨와 공범 2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씨 등은 강천실업의 직원이었다.

경찰이 말한 바로는 양씨 등은 도박 빚을 갚으려고 강 사장으로부터 빌린 1억1000만원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살인을 공모했다. 양씨 등은 "돈을 갚겠다"며 강 사장을 사무실로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쇠파이프로 폭행한 뒤 해머로 머리를 내리쳐 살해했다. 이들은 강 사장이 사무실에 보관해 둔 현금과 수표 2억원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양씨 등은 강 사장 시신을 미리 준비한 차량으로 강원도 영월 의 한 야산으로 옮겨 암매장했다.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

당시 강 사장 유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강원지방경찰청은 사무실 현금이 없어진 정황 등을 근거로 살인 사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양씨 등도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수사는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사실상 종결되자 주범 양씨와 다른 공범 1명은 중국으로 출국했다. 미제 사건이 됐다.

유가족들은 청와대 에 진정서를 내고 경찰서를 찾아다니며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했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 누구도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올해 초 강 사장의 형과 친분이 있던 한 형사가 광진경찰서 강력5팀에 합류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건 발생 후 중국으로 출국한 양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행방을 추적하니 그는 경기도 용인 의 한 요양원에 입원 중이었다.

위암 말기 주범의 자백

양씨는 위암 4기로 제대로 거동조차 하지 못하고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양씨가 입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직도 눈만 감으면 (살해한) 사장님 얼굴이 떠오른다. 너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양씨 자백을 토대로 지난 19일 나머지 공범 2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다가 결국 "양씨가 사장을 폭행해 우리 빚을 없애자고 했다"고 털어놨다.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20일부터 강씨의 시신이 묻힌 강원도 영월 야산에서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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