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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등떠밀려 정신병원행 '잃어버린 20년'

노컷뉴스 | 입력 2009.11.04 16:27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울산

 




[CBS사회부 김효은 기자]

지난 1989년 당시 20대 청년이던 김인중(가명.48) 씨는 서울 은평구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데다가 자주 과민행동을 보인다는 이유로 그의 어머니 A 씨가 김 씨를 강제 입원시킨 것이다.

이후 김 씨는 이상한 행동을 보일 때마다 강제로 병원에 보내졌고, 지금까지 모두 17차례에 걸쳐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김 씨는 "어머니가 나를 입원시키기 위해 112에 신고해서 순찰차를 타고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왜 입원해야 하는지 끝내 어머니로부터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입원 당시 김 씨는 다른 환자와 싸웠다는 이유로 하룻밤을 독실에서 감금 당했다. 상황을 설명하려고 해도 묵살 당했다.

김 씨는 "퇴원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당시 서러웠던 속내를 드러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정신장애인 자립공동체 관계자는 "김 씨가 입웠했던 병원에서는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만 퇴원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퇴원을 바라는 김 씨의 의사는 철저히 묵살됐다"고 말했다.

7년 전부터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 씨는 현재 새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신장애인 10명 중 8명은 '강제입원'

우리나라 정신장애인 10명 중 8명은 김 씨처럼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정신보건시설에 입원해 장기간 치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4일 발표한 '정신장애인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신장애인 6만 8110명 가운데 86.2%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거나 강제 응급 입원이었다.

또 인권위 조사 결과 지난해 치료기관에 6개월 이상 장기 입원한 정신장애인은 53%에 달했으며, 전체 환자의 25%는 퇴원 후 다른 시설로 강제 입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 관계자는 "타의에 의해 입원할 경우 직계가족을 제외하고 시장, 군수, 구청장이 보호의무자가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입원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6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계속 입원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심사 기준을 개정하는 등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정신장애인 대다수가 입·퇴원과 관련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는 점을 고려, '정신보건법' 안에 정보제공에 관한 조항을 신설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어 정신장애인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필요 시설을 확충하고 '정신병자' 등 편견을 조장하는 용어를 정비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2007년부터 2년여 간 정신장애인의 인권 상황과 관계법령 등 6개 분야에 걸쳐 조사를 벌여왔으며, 지난달 26일 전원위원회에서 해당 보고서를 의결했다.
afric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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