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치안 위협?'..경찰 왜 이러나

2009. 3. 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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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직 경찰관이 성인오락실에서 강도질한 데 이어 택시운전기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까지 터지면서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경찰 위신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선 안마시술소에서 금품을 상납받는 등의 고질적 비리가 드러나 해당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징계받은 가운데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되자 경찰의 기강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강희락 신임 경찰청장이 취임한 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 악재가 잇따르면서 경찰수뇌부는 물론 일선 경찰관들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경찰서는 21일 택시 운전기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이모(45) 경위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인천에서는 근무 시간에 다른 경찰서 관내의 성인오락실에 단속활동을 가장해 들어가 강도행각을 벌인 인천 삼산경찰서 소속 경찰관(경사)이 붙잡히기도 했다.

같은 날 안마시술소 업주와의 유착 의혹을 받아온 강남경찰서 경찰관 6명이, 지난 10일에는 성인오락실과 유착하거나 불법 노래방에 단속정보를 흘린 경기 지역 경찰관 6명이 파면 또는 해임됐다.

이밖에 지난달에는 비리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된 전북의 한 경찰관이 검찰 수사에 불만을 품고 담당 검사실에 침입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처럼 민생 치안을 책임져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치안을 `위협'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경찰 조직 전체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 이재근 행정감시팀장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흔들리는 것은 기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법질서를 지켜야 하는 경찰이 오히려 민생치안에 위협요소가 되어가는 듯하다"라고 비판했다.

시민 고모(26)씨는 "가뜩이나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았는데 이렇게 스스로 악화시켜서 어떻게 하느냐"며 "국민으로부터 `민중의 지팡이' 소리를 들으려면 경찰 한 사람 한 사람이 똑바로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김경숙(61.여)씨도 "새 경찰청장이 취임하고 나서 경찰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며 "아무리 개인의 잘못이라지만 이런 사건이 되풀이되면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편 경찰관의 폭행 치사 사건이 알려지면서 소속 경찰서인 구로경찰서를 비롯한 일선 경찰서는 침통한 분위기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박모(31) 경장은 "경찰관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소수 때문에 묵묵히 치안을 책임지는 전체 경찰이 욕을 먹는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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