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 무시험전형..또 개혁의 칼 빼든 '서남표'는 누구?

2009. 3. 6. 09: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을 학생들은 '서남표 수령', 혹은 영어 이니셜을 따서 'SNP 수령'이라 부른다. 2006년 카이스트 총장이 된 이래 누구도 생각치 않았던 독자적인 행보와 파격적인 개혁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었지만 그는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부쳤다.

지난해 교수평가제도와 연계, 철밥통의 세계로 유명했던 교수사회에서 실적이 나쁜 교수 6명을 퇴출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외에도 성적이 나쁜 학생에게서 등록금을 받겠다는 계획이나 제때 졸업 못한 장기등록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 교수, 학생 전반에 걸친 개혁을 단행해왔다.그런 그가 이번엔 학생 선발 방식에 또 다른 개혁을 불러왔다. 바로 일반고 학생에 대한 무시험, 면접 전형을 표방한 것이다.

교장추천제와 입학사정관제를 절묘히 결합시킨 이 제도는 특목고 출신들로 거의 채워져 있던 카이스트 학생 15~20%를 '일반고 출신'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간 우리 대학들은 '학생을 선발해 어떻게 잘 키울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학생을 뽑을까'에만 초점을 맞춰온 것이 사실. "좋은 원자재가 있어야 좋은 제품이 나오듯이 좋은 학생을 마음대로 뽑을 수 있어야 좋은 졸업생이 나온다"는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이나 "(학생선발도구인) K값이나 α값은 고려대의 레시피"라는 고려대 서태열 입학처장의 말들이 이를 대변한다.

교수 방법의 혁신적인 개혁이나 연구기반의 확충등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고등학교 입시에서) 검증된 인재'를 찾는데만 집중해온 것이다. 이러다 보니 2007년 경기 지역 외고를 졸업한 학생 2191명 가운데 594명(27.11%)이 연세대와 고려대에 입학(권영길 의원실 분석)할 정도로 대학들은 외고 및 과학고 출신들의 학생을 편애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고 학생만을 위한 쿼터를 둔다거나 특목고 학생들이 상대적 강세 보이는 경시대회 성적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 등은 '검증된 인재'를 데려가 그대로 배출하는 기존 대학들과 차별화 된 전략이다. 이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 보석으로 깍아내겠다는 서 총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간 우리의 대학들은 보수적이고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학들이 자기 학생들을 잘 가르쳐 좋은 인재로 키우기 보다는 검증된 인재를 데려다 배출하는데 혈안이 돼 이는 사이에 우리 사회의 대학 서열화가 고착돼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대학사회에 대해 경종을 울리며 연일 신선한 충격을 주는 서남표 총장의 다음 행보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