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게 암매장 불구 '경찰 수색' 번번이 허탕

2009. 1. 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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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시신 한적한 국도변·농로옆 비탈 등에 묻어

ㆍ네티즌들 "기본적 초동수사 미흡" 비난 빗발

경기 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납치 살인사건의 용의자 강호순씨(38)에 의해 납치, 살해된 시신은 도로 옆, 제방 옆 등 인적이 드문 곳에 암매장됐다. 그러나 2006년 12월13일 실종된 배모씨(당시 45세) 등이 암매장된 곳은 실종 당시 휴대전화 발신이 끊긴 지점과 가까운 곳으로 시신도 땅을 파서 묻지 않고 흙을 덮어놓은 상태였다. 게다가 시신이 매장된 곳들은 강씨가 살았거나 축사를 운영해 지리에 익숙한 곳이었지만, 경찰은 2년 동안 전과 9범의 강씨를 용의선상에 두지도 않았다.

30일 경찰의 시신 발굴은 경기 안산 수인산업도로변과 비봉의 39번 국도변 등에서 이뤄졌다. 경기 비봉에서 이뤄진 배씨의 시신발굴 현장을 지켜본 주민은 "지난해 이 근처에 염소 우리가 지어졌는데 당시에도 시신이 묻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김모씨(당시 48세·2008년 11월 피살)의 시신은 수인산업도로변 야산에서 발견됐다. 도로 옆으로 50m가량 들어간 곳에 깊이 한 뼘 정도로 얕게 묻혀 있었지만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의 시신은 군포 여대생 안씨의 시신과 똑같이 스타킹이 목에 감긴 채 손톱 끝부분이 모두 잘려 있었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 근처 39번 국도변에서 발견된 배씨의 시신은 이미 뼈만 남은 상태였다. 2007년 1월7일 살해된 연모씨(당시 20세)의 시신은 30일 오후 수원시 금곡동 근처 제방길 옆에서 발굴됐고, 이보다 4일 앞서 살해된 박모씨(당시 52세)의 시신도 화성시 삼화리 야산에서 유골상태로 발굴됐다.

수원의 발굴현장을 지켜본 주민 장모씨는 "사고가 난 뒤에야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됐다"며 "그러나 여전히 가로등조차 없어 오후 8시 이후에는 돌아다니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씨의 수원 당수동 축사 근처에 사는 이모씨(29·여)는 "같은 동네에 살던 범인이 우리집 창문에 눈을 대고 들여다보는 걸 두 차례나 봤다. 지금 생각하면 섬뜩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씨의 엽기적인 범죄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는 네티즌의 반응이 빗발쳤다. 네티즌 '도아'는 "수사에 가장 기본적인 초동수사는 도외시한다. 그리고 가족이 신고하면 실종을 가출로 처리한다"며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했다.

철거민 진압에는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하면서 2년 동안 벌어진 연쇄살인 범인은 뒤늦게 체포한 것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네티즌 '행복세상'은 "철거민 진압에 쓰이는 경찰력을 줄여 흉악범죄에 신경쓰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네티즌 '다인아빠'는 "용산과 군포, 두 얼굴의 경찰"이라면서 "두 가지 사건에서 경찰은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경찰의 공안사건 치중을 꼬집었다.

< 이용균·황경상기자 noda@kyunghyang.com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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