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전 체벌했다고.. 스승 살해
ㆍ"커닝 안했는데 벌 받아" 고교 은사 집앞서 흉기로
21년 전 시험 부정행위를 이유로 체벌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스승을 찾아가 살해한 30대 제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9일 은사 송모씨(58·교사)를 살해한 혐의로 김모씨(37·무직)를 검거했다. 김씨는 지난 8일 오후 9시40분쯤 은평구 송씨의 집 근처에 숨어 기다리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송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987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시험을 보던 중 당시 교사 송씨로부터 "커닝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체벌을 받은 데 앙심을 품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4월 수차례 송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근무 중인 학교를 찾아가 "나는 커닝을 하지 않았다. 그 일을 도저히 잊을 수 없다. 사과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교의 1~3층 복도 및 화장실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송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낙서를 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4월 마트에서 등산용 과도를 구입한 뒤 3개월간 일주일에 두세 차례 송씨의 집앞에 찾아가 범행 기회를 노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숨진 송씨는 협박을 피해 경기 일산의 노모집에서 출퇴근을 해오다 주말을 맞아 옷가지 등을 가지러 집에 들렀다 변을 당했다. 경찰은 숨진 송 교사가 협박 낙서 사진과 김씨의 신원을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해뒀으며 이것이 범인 검거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상해 등 전과 3범으로 특별한 직업 없이 PC방을 전전하는 생활을 해왔으며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이 20여년 전 그 일 때문이라는 망상에 시달려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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