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서 부시 환영" 공무원 강제 동원

입력 2008. 8. 6. 05:39 수정 2008. 8. 6. 05: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초구 직원 400명 도열, 강남구도 적극 독려정부서 요구… "군사정권 시절 돌아갔나" 빈축

5일 방한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위한 환영 도열행사에 수백명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강제 동원돼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 따르면 서초구는 부시 대통령이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서울로 이동한 오후 6시30분께부터 강남구 세곡동사거리 일대 도로 양 옆으로 400여명의 공무원들을 도열시켜 환영토록 했다. 서초구 전체 직원(1,300명)의 3분의 1 가량이 '출동'한 것이다.

강남구도 공무원 500여명을 환영행사에 참석시킬 예정이었으나, 부시 대통령의 이동시간이 당초 알려진 오후 4시30분에서 2시간 늦춰지자, 직원들에게 '강제'가 아닌 '자율'참여를 적극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곡동사거리 일대에 집결한 공무원들은 도로 양 옆에 도열, 부시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복정교차로 방면으로 나갈 때까지 30분 이상 미니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고 박수를 보냈다. 이날 환영행사는 정부측이 부시 대통령 이동 구간을 관할하는 두 구청에 직접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청 공무원은 "서울시가 아닌 다른 상부기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외국의 원수가 방한하면 학생과 주민들이 동원돼 환영행사를 벌였던 1970, 80년대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아 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무원들이 퇴근시간을 넘기면서까지 행사에 강제 동원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공무원들까지 나와 박수를 쳐야 하는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고, 한 구청 관계자도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 왔다지만 직원들까지 끌어 모아 환영 행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 했다.

김응서인턴기자(서울대 외교학과 대학원)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