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결함 사건 악몽 재현되나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KF-16D 전투기 1대가 20일 밤 서해 상공에서 실종되자 공군 관계자들이 할말을 잃었다.
특히 지난 2월 13일 서해 앞바다로 추락한 KF-16의 사고원인이 엔진정비 불량으로 드러난 지 5개월여 만에 같은 기종이 또 사고를 당하자 그 때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공군과 해군, 해경은 밤샘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21일 오전 9시 현재까지 기체 잔해 또는 기름띠 등 기체 추락을 단정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 2명의 생존 여부도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 직후 공군과 해군은 사고해역으로 HH-60, HH47 헬기 2대, 수송기 1대와 고속정 4척을 사고 해역으로 급파해 수색에 나섰지만 추락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공군은 현재 조종사와 관제탑 간의 교신내용 등을 분석하는 등 실종 원인 분석작업을 정밀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 추락 여부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실종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긴 어렵지만 보통
야간비행 중 사고를 당한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 측면에서 추정해 볼 수 있다.
먼저 조종사들이 하늘과 바다를 잠시 혼동하는 '비행착각'(vertigo)을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2005년 7월 발생한 F-5F, F-4E의 추락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칠흑같이 어두운 상황에서 물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야시장비(NVG)를 착용한 채 임무를 수행한 조종사들이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공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비행착각 방지 대책 및 NVG 훈련절차를 검토 보완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엔진정비 불량으로 전투기가 조종사의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지난 2월 13일 KF-16 추락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공군은 지난 3월5일 이 사고조사 발표에서 "해상에 추락한 전투기의 엔진을 수거해 분해해 본 결과, 엔진 정비불량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엔진 정비시 미 공군에서 발행한 `시한성 기술지시서'(TCTO)에 따라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사고기 엔진의 터빈 블레이드 지지대(cover plate)를 교체해야 하는데 2004년 6월 정비사들이 엔진을 정비하면서 교체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김성일 전 공군참모총장이 자진 사퇴했고 정비 관계자 여러 명이 문책당했다.
국방부와 공군, 감사원이 대대적인 감찰 작업을 벌인 결과 엔진정비 불량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적발해냈다. 이들 기관의 감사로 대다수의 KF-16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소문도 군내에서 떠돌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전투기 잔해나 블랙박스가 수거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어떠한 추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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