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청년 4명 사망,사이판 사고 열흘..교민들 "정부도,언론도 섭섭"

2007. 4. 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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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사이판에서 한국 청년 4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진지 열흘이 지났지만, 교민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무성의한 외교부와 현지 사정에 어두운 언론 보도에 더욱 가슴이 쓰리다고 했다.

사망한 학생들의 장례미사를 집전한 사이판 한인성당 계안토니오 신부는 "외교부와 괌 영사는 누가 죽었는지, 실종됐는지 별다른 관심도 없었고, 사고 3일 뒤에야 부영사가 현지에 나타났다"며 "결국 숨진 청년들 시신을 찾아낸 것은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 한인 다이버들이었다"고 토로했다.

계 신부는 또 "현지에 취재하러 온 방송 취재진은, 죽다 살아 겨우 의식을 회복한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미는가 하면,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위험한 지역으로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처럼 보도해 두 번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포비든아일랜드는 사이판에서도 경치가 가장 뛰어나 평소에도 관광객과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사고를 당한 청년도 유학생이 아니라 대부분 현지 거주 한인 자녀로 현지 사정에 익숙한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마치 현지 사정에 어두운 유학생들이 출입금지된 위험 지역에 갔다가 사고당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사고 당시 숨진 청년들과 동행했던 청년들과 현지 한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난달 23일 포비든 아일랜드는 한인 청년들 외에도 원주민과 백인,중국인 그리고 어린이들까지 해변에 있을 정도로 평소와 다름 없이 평온했다.

사고는 청년들이 남태평양 쪽으로 난 길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닥친 파도 때문이었다. 돌부리를 잡고 버틴 청년들까지 휩쓸어갈 정도로 거센 파도가 느닷없이 덥쳐와 결국 4명이 휩쓸리고 말았다.

현지 경찰은 이틀 동안 수색을 벌였으나 실종된 청년 1명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결국 한인 다이버들이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수색을 벌여 2시간 만에 실종자의 시신을 건져냈다. 숨진 4명의 청년 장례식은 현지 성당과 병원에서 치러졌다.

사이판에서 10년간 살아온 교민 이춘희씨는 "너무도 큰 사건을 겪어 아직도 삼삼오오 모이면 서로 이 일을 얘기하며 위로한다. 특히 교민 신문에서도 이번 일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나타나 교민의 한사람으로서 굉장히 감사를 드린다"면서도, "사고가 일어나면 (한국 정부나 언론에 기대를 갖기보다는) 한인회를 중심으로 교민들이 뭉쳐야 한다고들 얘기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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