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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포에 가봤더니…성교육 박람회? 성인용품 판매장?

국민일보 | 입력 2006.08.31 09:30

 






[쿠키 사회] 선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성(性)박람회 '섹스포'의 공식 명칭은 '2006 국제성교육박람회'다.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도 性을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채택한 이름이다. 그러나 박람회장을 둘러보니 '교육'을 위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성인용품 홍보장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앞섰다.

전시 물품은 대부분 성인용품 전문 판매소나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섹스 관련 도구다. 발기형 콘돔부터 기괴한 모양의 자위기구, 여성과 남성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확대,형상화한 리얼 돌(신체모양을 본 따 만든 인형 성기구)까지 전시된다. 한 업체가 행사 중 배포할 팸플릿에는 새디즘·메조키즘 성행위를 위한 채찍이나 수갑까지 소개돼 있다.

거리에서 간혹 눈에 띄는 성인용품점은 하나같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유리창이 가려져 있다. 이목을 피해 조용히 거래되던 성인용품과 관련 업계가 양지로 진출하기 위해 '섹스포'란 형식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상상초월' 성인용품 1000여점 총집합

섹스포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2시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전시 1관에는 70여개 부스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업체 명칭이 적힌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전시 2관에는 해외 여성 모델 10명이 누드 사진 촬영 행사 때 오를 무대가 만들어 지고 있었다. 업체 관계자 및 인부 수십명은 부스 주변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오후 3시쯤 한 업체가 화물차에서 성인용품 한 꾸러미를 내려 전시장 앞에 풀어놓았다. 리얼 돌이었다. 길이가 150cm가량 돼 보이는 인형은 도드라진 가슴과 구멍이 뚫린 음부를 갖고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우레탄 재질의 리얼 돌이라고 했다. 음부 부분은 교체하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60만원이 넘는 고가품이었다.

실리콘이나 라텍스로 만들어진 리얼 돌도 있었다. 실리콘 돌은 촉감이 좋아 가격이 80만∼100만원에 이른다. 바람을 불어 사용할 수 있는 풍선형 리얼 돌도 수십개 쌓여 있었다. 어린이 장난감 상자처럼 생겼지만 내용물은 여성 나신을 형상화한 성인 기구였다. 입 음부 항문 등에 구멍이 뚫려 있다.

행사장 내부에는 이런 리얼 돌을 체험해 보는 '인형 체험방' 부스도 설치되고 있었다. '예술품에 가깝다. 실제 여성 사이즈다. 다양한 패턴(체위)으로 변신이 가능하다'는 선전 문구가 걸려 있었다. 이와 함께 성인 채팅용 게임방이 행사장 안에 마련돼 있다는 광고도 눈에 들어왔다. 한켠에는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는 발기형 콘돔을 광고하는 부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한 업체가 행사 중 배포할 계획인 팸플릿 속 물품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형형색색의 리얼 돌 40여점이 다양한 체위를 뽐내고 있고,남성 성기를 형상화한 여성용 자위기구 100여종, 항문 성교용 기구 20여종, 수갑 채찍 등 피·가학용품 10여종도 팸플릿에 등장한다. 이런 성인용품 1000여종이 박람회 기간 내내 전시될 예정이다.

◇성교육? 뭘 교육한다는 건지…

이번 박람회의 원래 명칭은 그냥 섹스포였다. 29일 주최사인 (주)섹스포는 이번 행사 명칭이 '2006 서울 섹스포'라고 언론 등에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하루만에 행사명이 국제성교육박람회(Seuol Sex Edu Expo)로 바뀌었다. 섹스포측이 란제리 패션쇼, 스트립쇼, 누드 포토존 운영, 연인 키스대회 등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자 선정성 비난여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성단체로 구성된 여성폭력추방공동행동은 30일 "섹스포가 행사에 교육이라는 단어를 슬쩍 넣어 마치 성교육의 장이 열리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며 "당장 행사를 취소하라"고 성명을 냈다. 서울시도 해명자료를 통해 "컨벤션 센터가 잘 대관되지 않는 비수기이고, 신규 전시회를 유치하기 위해 전시장 사용을 승인했다"며 "섹스포측이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관할 경찰서에 고발하고 전시장을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들 역시 박람회의 교육성에 회의적이었다. 부스 사용료 200여만원을 내고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교육이란 단어를 행사명에 넣은 것 같다"며 "참가 업체 모두가 성인용품 판매업자이고 매출 신장을 위해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귀띔했다.

반면 장성해 한국성인용품협회장은 "말 못할 성인들의 성 관련 고민을 성인용품 업계 사람들이 해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성적 소외자인 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어 "성인용품은 어떤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이제는 성인용품을 양성화해 소비자들이 믿고 쓸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승각 섹스포 대표이사는 "박람회 성공을 확신한다"며 "매년 섹스포 행사를 열 계획 "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me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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