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이 공들여도 지지부진한 '한식 세계화 사업'

2011. 5.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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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이지혜 기자]

한식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정부가 미국 뉴욕에 고급 한식당을 내겠다면서 올해 5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지만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CBS 취재결과 확인됐다.

한식 세계화 사업의 허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

# 뉴욕 한식당 사업 시작조차 못해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한식 세계화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100% 출자한 한식세계화재단도 김 여사의 한식에 대한 각별한 애정의 산물이다.

한식재단은 지난해 말 명품 한식과 세련된 한국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 한식당을 내겠다며 50억 원의 정부 예산을 따냈다.

하지만 정부의 거창한 청사진과는 달리 반 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첫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민간을 끌어들여 위험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간절한 러브콜에도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기 때문이다.

# 기업들 "투자 수익성 없어"

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에 선뜻 투자를 결정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프로젝트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참여할 수는 없다"며 "우리 브랜드를 쓰는 것도 아니고, 예산도 어차피 우리 예산 쓰는 것이라 우리로서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제안"이라고 밝혔다.

또 임대가 아닌 매입 방식의 투자를 해야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 달갑지 않다.

농림식품부 관계자는 "수익 부분에 대해 기업측에 설득을 많이 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며 "지금은 계속 추진 중인 상황이고 운영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어려움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에 식당을 내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경쟁관계에 놓이게 될 현지 한식당들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이에대해 농림식품부는 임대 허용과 현지 투자자 우대, 기존 한식당에 대한 지원 등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쉽지 않다.

일반시민들 조차 정부가 한식당 같은 민간 영역에 진출한다는 발상 자체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든 사업이었다는 반응이다.

주부 유 모(38)씨는 "애초부터 대통령 부인이 나선 사업에 무리가 있었다. 예산과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모(40)씨도 "정부 차원의 투자 보다도 기업 차원에서 한식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국회 예산심사소위가 지난해 뉴욕 한식당 개설에 배정한 올해 예산은 무려 50억원.

국회 강행처리까지 빚으며 배정된 관련 예산이 결국 국고로 환수될 지경에 이르렀다.ppolory1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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