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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광위, 숭례문 화재 관련 책임자 질타

뉴시스 | 입력 2008.02.11 18:20

 




【서울=뉴시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11일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긴급 상임위를 열고 문화관광부, 소방방재청, 중구청 등 관련 책임자를 질타하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광위 '국보 제1호 숭례문 화재사고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들은 화재의 원인과 진화 경과, 대책 등을 질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문화재 화재에 대한 세부 매뉴얼의 부재, 해당 구청과 서울시의 숭례문 관리 부실, 문화재청의 문화재 관리 부실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은 1년 전 문화관광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숭례문 근처에서 노숙자들한테 (숭례문에) 불을 지르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숭례문 경비 체제와 조만간 잘못하면 누가 방화할 수 있다'는 글을 제시하면서 "숭례문 화재를 예고하고, 간절하게 문광부장관에게 요청했는데 아무 준비없어 화재가 터진 것"이라고 문화관광부를 질타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형주 의원도 "한국의 자존심이라고 해야 할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낸데 대해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을 갖는다"며 "오늘 보고를 들으니 이런 구조의 경우 5분이 지나면 아무리 다양한 방법을 써도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절망적인 생각이 든다. 나중에 불이 나도 5분이 지났을 때 어제보다 나은 해결 방안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성원 문화재청 건축문화재 차장은 "곤혹스럽고 당혹스럽다. 현 단계에서는 지금 당장 대책 내놓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관계기관과 관계 전문가 합동으로 특단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현장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지휘체계가 혼란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했다고 했다"면서 "낙산사 화재 이후에 관계 기관이 합동 회의를 통해 운용과 교육, 훈련 지침은 만들었지만 실제적으로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이재웅 의원도 "시민들을 위해 숭례문에 가깝게 가게 하는 것은 올바른 조치이지만 화재나 모든 위험에서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며 "문화재청이 왜 (대비책을 마련을) 안했느냐. 서울시에 맡겨 놓으면 되느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해인사와 낙산사 같이 산골이나 바닷가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서울시 한복판에 있는 것을 5시간 동안 물만 붓고 하나도 끄지 못하고 전소시킬 수 있느냐"며 "세계를 향해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통탄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정청래 의원은 숭례문을 개방할 당시 서울시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당선인의 책임을 추궁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의 숭례문 개방을 놓고 찬반 논란이 있었을 때 동국대 김현동 교수는 낙서나 화재 등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면서 "문화재청은 서울시장의 밀어붙이기식 우익 포퓰리즘을 왜 막지 못했느냐. 보여주기 행정이 빚은 참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숭례문이 아파트만 못하느냐. 아파트도 야간 경비를 서는데 숭례문은 8시 이후 관리인이 없느냐"며 "게다가 계단 쪽은 CCTV도 없다. 경비원도 없고, CCTV도 비추지 않았다. 1차적 원인은 서울시장에게 있고, 실질적 책임은 중구청에 있다"고 몰아 붙였다.

신당 유선호 의원도 "이명박 전 시장은 2000년5월 숭례문을 1세기만에 시민 품에 돌려줬다고 말했는데 결과는 귀중한 국보를 뺏어간 것이 됐다"며 "지금 누군가 방화했다는 주장을 강력히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을 놔두면서 개방한다면 의미 있는 개방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누가 봐도 초기 진압 실패한 사건"이라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지붕을 뚫고 들어가 진압할 것이냐는 결정을 미루면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문화재청과 재난본부 간의 있을 수 없는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 관계 기관 참석자들이 진화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상임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정정기 서울소방방재본부장은 "화재 진압은 말처럼 쉽지 않다. 만화에서처럼 불이 탁 꺼지고, 탁 끝나지 않는다"며 "서울시, 문화재청, 중구청 등 공조체제 등도 공휴일 야간임을 감안하면 최선을 다했다. 공조체제도 문제가 없고, 소화 장비나 소방 장비도 문제가 없다. 서울의 경우 어디 내놓아도 문제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반면 뒤늦게 문광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방재시스템과 매뉴얼에 착오가 있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겠다"며 "사람이 들어가서 방화를 할 정도로 예방을 못한 것은 경비 시스템의 문제이므로 다른 국보급 문화재에서 생각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문화재 관리 시스템과 관련해 문화재청에는 지청이 없어서 왕릉과 고궁만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는 국보나 사적이라도 지방자치단체장에 위임돼 있다"며 "지방 분권이 맞지만 분권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중앙으로 돌려주는 것이 맞다는 것을 행자부와 기획예산처에 건의했지만 행정 추세가 지자체 이관이라서 직접 관리 시스템을 갖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그는 이어 "시스템, 진화방식 매뉴얼, 예방 장치 등 세 가지를 점검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 사과한다. 세 가지에 대해 처음부터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며 "숭례문은 2006년 정밀 측량을 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150년, 300년 된 소나무로 복원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국현기자 lgh@nesw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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