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폐지 주울래 여행 다닐래?" 국민연금공단 공모전 수상작 논란
노인빈곤층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가 국민연금공단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오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공익광고 형태의 포스터 한 장이 올라와 반향을 일으켰다. 신문지 등 폐지를 실은 접이식 손수레(핸드카트)와 고급 여행용 가방 사진을 위아래로 배치하고 가운데에는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자신의 노후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유일한 연금, 국민연금'이라며 '품위 있는 제2인생 국민연금으로 시작하라'고도 덧붙였다.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에 폐지를 주워서 생계를 잇는 빈곤층이 아닌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중산층이 되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였다. 이 광고는 국민연금공단이 2010년 3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고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포스터로 현재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우수상은 대상 다음으로 주어진다. 심사위원으로 전현직 언론인 및 대학교수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트위터에서 MayDay(@yoc***)란 이름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국민연금이 할 소리는 아니지 않냐"며 "국민 누구도 폐지를 주워야만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게 그 분들 입장이어야 하는 것 같은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트위터 이용자 KAY(@4ever***)는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라는 비교육적 급훈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단 측은 "외부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된 작품"이라며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을 통해 노인빈곤을 방지하자는 취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밝혔다.
<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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