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2개파 서로 "너희를 손봐주마"
대전지역 밤거리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2개 조직폭력단이 상호 보복을 위한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대전지방경찰청은 대전 유성·둔산·용전동 등 유흥가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ㄱ파와 ㄴ파 등 2개 조직폭력단이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는 정황을 포착, 동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2개 조직 행동대원들이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한 조직원이 상대 조직원의 허벅지를 흉기로 찔렀다"며 "피해를 당한 조폭에서 '이렇게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면서 '전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조폭 조직원들이 여관에서 집단폭행을 모의한 정황도 감지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조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지난달 12일부터 11월19일까지 100일 동안을 '조직폭력배 집중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집중 감시를 벌이고 있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경찰서 강력팀은 정보원들을 총동원하거나 잠복근무를 하며 동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이들 조직 중 한 조직의 조직원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1일 새벽 3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모 주점 안에서 ㄷ씨(21) 등 ㄱ파 조직원 9명이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ㄹ씨 등 시민 3명을 골목으로 끌고가 집단폭행했다. ㄷ씨 등은 당시 문신을 보여주며 조직폭력단 조직원임을 과시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뒤 ㄹ씨 등을 집단폭행,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다. 앞서 지난 6월1일 오전 3시쯤에도 대전 유성구 봉명동 한 주점 안에서 같은 조폭의 조직원이 시민을 폭행,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이 조직폭력배 사이의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폭력에 가담한 ㄱ파 조직원 9명을 폭력 등 혐의로 붙잡아 수사를 벌이는 등 분위기 제압에 나서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조직폭력배 사이에 집단폭행이 발생할 경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조직폭력배들의 불법행위를 미리 막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대전 | 윤희일 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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