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슈퍼乙'의 집단분노..무색해진 '함구령'

2013. 4. 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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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직원 자살' 고발하는 증언·제보 봇물.."3사 블랙리스트 공유" 얘기도

[CBS 이대희 신동진 기자]

"언론과 접촉하면 백화점 업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

롯데백화점이 청량리점 입점업체 여직원의 투신자살 직후 전 직원에게 '협박성' 함구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 cbs지난 28일자 단독보도 > , 그야말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슈퍼 을(乙)' 입장에서 억눌려온 백화점업계 전·현직 종사자와 그 가족들의 분노에 찬 증언과 제보들이 언론사는 물론, SNS와 온라인 공간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함구령'이 무색해지고 있는 건 물론, 다수 네티즌들이 불매 운동까지 제안하고 나서면서 바야흐로 백화점 측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일단 전·현직 종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대형 백화점이 "매출 목표량을 채우라"며 입점업체 직원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 카드로까지 결제하도록 '가매출'을 강요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서 숙녀복 매니저로 일했다는 A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돈 벌러 다니는 게 아니라 카드 찍으러 다니느냐고 할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A 씨는 "매출이 잘 안 나오면 백화점 측이 본사에 전화해 '매니저 바꾸라'고 압력을 넣는 건 기본"이라며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 게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의류회사에 근무하는 매니저 B 씨는 "(매니저 당시) 내가 5년간 가매출로 찍어준 금액이 2억 원가량 될 것"이라며 "연봉은 2000만 원도 안 됐는데 카드값이 4000만 원쯤 나와서 신용카드사 VIP가 되기도 했다'고 했다.

또 다른 매니저 C 씨는 "해당 층별로 담당 과장이 있는데, 매일 저녁 영업이 끝나면 점장(임원)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거의 초주검이 되어온다"며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각 층의 입점업체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부인이 백화점 매니저라는 D 씨는 "백화점 측은 항상 '이번 달에 매출 얼마 할 거냐고 묻는다"며 "이때 '5000(만 원)'이라고 하면 해당 층 관리자가 '6000(만 원) 하라'고 강요하는 식"이라고 했다.

결국 월말마다 1000만 원 넘는 가매출을 찍게 되면서, 빚만 늘어나 극단적 선택까지도 이르게 된다는 얘기다.

친구가 백화점 매니저라는 E 씨도 "친구가 압박을 많이 받길래 내 카드로 가매출을 여러 번 끊어준 적이 있다"며 "자살 사건도 여러 번 있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입점업체 직원들을 극단으로 내모는 건 비단 '가매출'뿐이 아니다. 백화점 관리자들의 인격 모독과 연장 노동 강요 역시 다반사라는 게 종사자들의 증언이다.

백화점 매니저 F 씨는 "일부 백화점 관리자는 이근안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정신 고문 기술자'란 얘기가 업계에 파다하다"며 "얼마나 출세하겠다고 손윗 사람들을 그렇게 쪼아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한 달 전쯤 백화점 매니저를 그만뒀다는 G 씨는 "주말 평일 상관없이 하루 500만 원씩 매출을 찍으라고 강요했다"며 "밤 10시 이전에 귀가하는 건 엄두도 못 냈다"고 했다.

심지어 백화점이 '고객 초대 행사'라며 몸값 비싼 연예인을 불러도, 그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입점업체들의 몫이다.

매니저 A 씨는 "보통 연예인을 부르면 한 시간에 1000만 원씩 주는데, 백화점은 브랜드들이 내게 한다"며 "고객들 식사까지 전부 우리 몫이었다"고 했다.

'슈퍼 갑(甲)'인 대형 백화점의 횡포는 비단 롯데백화점만이 아니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한목소리다.

또 다른 백화점의 매니저 H 씨는 "백화점 3사끼리는 매출을 못 채우는 직원들의 블랙리스트까지 공유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며 "일종의 담합 아니겠느냐"고 했다.

종사자들의 이 같은 분노에 대해 백화점업계는 일단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당황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특히 이번에 논란이 된 롯데백화점 측은 여직원 자살 사건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자살 동기 등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공식 입장 발표를 미루겠다"고 밝혔다.2vs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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