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伊지진 피해지역 깜짝 방문.."제가 함께 있습니다"(종합)
단출한 사적 방문…"항상 앞을 보고 용기를 갖고 서로 도와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방해될까 봐 좀 더 일찍 오지 못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24일 규모 6.2의 지진이 강타해 폐허가 된 이탈리아 중부 산간 마을을 깜짝 방문했다.
교황청은 4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오전 9시 10분 아마트리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지진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개인적으로, 조용히 지진 피해 지역을 찾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이날 교황이 아마트리체에 도착한 이후에야 교황의 지진 피해 지역 방문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지진으로 시가지 절반 이상이 폐허가 된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곳으로, 사망자 총 298명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3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른 수행단 없이 아마트리체 지역의 주교인 도메니코 폼필리만 대동한 채 산 위에 서 있는 아마트리체 구시가지에 도착했다.
교황은 중세의 건물들이 무너져 쌓인 지진 잔해더미 사이에 한 동안 서서 묵언 기도를 한 뒤 이곳의 지진 생존자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구조작업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오지 못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여러분에게 와야만 한다고 느꼈다"며 "내가 여러분들과 함께 있고,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진 직후인 지난 8월 28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모인 수 천 명의 신도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지진 지역을 방문해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은 그러나 지진 구조 작업이 한창일 때 대규모 방문단을 꾸려 이곳에 올 경우 구조·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며 지진 복구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단출하게 방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트리체를 찾은 교황은 또 "지진으로 우리 곁을 떠나고, 돌더미 아래에 깔린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리아께 함께 기도하자"며 "항상 앞을 보고, 용기를 갖고 서로를 도와야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다"는 말로 지진 피해자들의 용기를 북돋았다.
교황이 지진으로 아내와 두 아이를 잃은 한 남성의 손을 꼭 붙잡고 따뜻이 위로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교황은 이어 컨테이너를 개조해 100여 명의 초·중학교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임시 학교 건물을 방문해 아이들을 격려했다. 일부 학생들이 교황에게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로 주자 교황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교황은 50여 명이 희생된 마르케 주 아르콰타와 페스카라 델 트론토도 방문했다.
교황은 이곳에서 "제가 여러분과 함께 있다"며 "여러분의 고뇌와 고통을 알기 때문에 오늘 이곳에 왔지만 시간은 변하기 마련이고, 여러분들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위로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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