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응급실 '닥터헬기' 파손한 철없는 동호회원들.."의사도 포함"
[경향신문]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응급구조헬기)를 파손한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닥터헬기를 파손한 혐의(공동재물손괴)로 ㄱ씨(34)를 불구속 입건하고, ㄴ씨(42) 등 2명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ㄱ씨 등은 지난 11일 오후 9시55분쯤 천안시 동남구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침입한 뒤 보관 중이던 헬기 동체에 올라 프로펠러를 휘어지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3년 전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이날 동호회 모임에서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ㄴ씨는 수년 전 단국대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다가 그만둔 뒤 현재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헬기장 주변의 CC(폐쇄회로)TV 분석과 탐문 수사 등을 통해 이들의 신원을 파악했다. 이들은 이날 헬기장에 침입해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헬기가 파손돼 환자이송에 어려움이 있다’는 보도 본 뒤 사진을 내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ㄴ씨 등 2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라며 “이들에게 응급 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단국대병원에 배치돼 있던 닥터헬기는 현재 공장으로 옮겨져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이 헬기는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에서 제작한 ‘AW-109 그랜드 뉴’로 최대 이륙 중량 3175㎏에 탑승인원 6∼8명, 속도 310㎞, 비행가능거리 859㎞다. 닥터헬기에는 이동형 초음파 진단기와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이동형 기도흡인기, 이동형 혈액화학검사기, 이동형 심장효소검사기 등 24종 242점의 의료장비가 실려 있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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