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L] '강남역 살인사건' 기소 검찰, 여성혐오 아닌 피해망상 결론
검찰이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의자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처벌 강화 등의 대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는 지난 5월 17일 새벽 1시께 서울 강남역 부근 한 주점의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처음 본 22세 여성 A씨를 십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 모씨(34)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사건 직후 김씨의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불거진 ‘여성혐오’ 논란에 대해서는 조현병(정신분열증)에 기인한 범죄일 뿐 여성을 비하하려는 동기는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그의 피해망상은 주로 여성이 자신을 일부러 치고 가거나 흉을 본다는 등의 착각을 일으켜 여성에 대한 반감과 불만을 갖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건 며칠 전 서빙 일을 하던 한 주점에서 여자 손님이 나를 모함해 다른 주점의 주방보조로 옮기게 됐다” “사건 이틀 전 공터에서 한 여성이 던진 담배꽁초가 내 신발에 맞아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여성들이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고 믿고 그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정신적 불안증세를 겪었고 2009년 피해망상·환청 증세를 동반한 조현병 진단을 받아 6회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3월부터 가출해 서울 강남 일대 공터나 빌딩 계단·화장실에서 노숙 생활을 하면서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한 달 가량 진행한 국립법무병원(공주치료감호소)의 정신감정 결과 김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추정된다”며 “구속기소와 동시에 치료감호와 전자발찌 부착도 청구했다”고 밝혔다. 여성혐오 논란과 관련해서는 “주변인 진술과 휴대폰·SNS 등에서 여성 비하·차별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며 “남성 우월주의적이거나 ‘여성은 무조건 싫다’는 식의 신념을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박민표 검사장)는 여성·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범죄를 가중처벌하고 원칙적으로 피의자를 구속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 치료명령·치료감호를 적극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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