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노숙농성 대학생들 "소녀상 20m 밖 텐트 설치? 의미없다"

고영득 기자 입력 2016. 1. 24. 16:02 수정 2016. 1. 2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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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측이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는 대학생들에게 경찰이 텐트 반입을 조건부로 허용했다고 밝혔지만, 대학생들은 텐트를 치지 않기로 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는 25일 “소녀상에서 20m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칠 수 있게 해준 국회의원들에게 감사하지만, 소녀상을 지키는 우리들에게 20m 밖은 현장 밖이어서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소녀상의 눈물 운동본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논의해 소녀상 옆 20m 지점에 방한 텐트를 칠 수 있도록 했다. 정청래 의원이 강신명 경찰청장과 통화했다”고 적었다.

사실상 조건부 텐트 반입 허용으로 들리지만, 경찰 측은 이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청장이 ‘20m’를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명백한 도로법 위반이기 때문에 경찰이 이를 묵인하거나 허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만일 소녀상에서 떨어진 곳에 텐트를 쳤을 때엔 사유재산권 문제가 걸려 있어 경찰이 거기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소녀상에서 떨어진 곳에 있을 거면 차라리 찜질방에 있지 왜 여기 있겠느냐”며 “소녀상 밖 20m이든 30m이든 사유지를 침해하게 되는데 텐트를 쉽게 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생들은 이곳에 텐트가 힘들다면 비닐 천막이라도 설치해보려 했으나 경찰에 계속 막혔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궂은 날씨에도 소녀상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께 한국의 집회·결사의 자유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20일 방한한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소녀상을 찾았다. 그는 10여분간 대책위 관계자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소녀상 옆에서 토의하고 있던 10여명의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날 오전 경기 안산 세월호 분향소에도 방문한 키아이 보고관은 오는 29일 출국에 앞서 열흘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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