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영장집행 내일 정오까지 연기..경찰, 자승원장 제안 수용

조재현 기자 2015. 12. 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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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집행은 법질서 수호·공권력 확립 차원의 매우 엄정한 사안"
경찰이 9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입구를 막아선 조계사 직원들을 끌어내고 있다. 2015.1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경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10일 정오까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영장 집행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기자회견 내용을 감안해 일단 집행을 연기하겠다"고 9일 밝혔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자승 원장 회견직후 긴급 수뇌부 회의를 열고 "자승 스님이 회견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내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자진출석 또는 신병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청장은 이어 "경찰은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교나 조계종과의 관계가 아닌 법질서 수호와 공권력 확립 차원의 매우 엄정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청장은 전날 영장집행 전 한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퇴거일시를 밝히면 받아들일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강 청장은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충분히 검토가 가능하다"라며 "어떻게 해서든 종교시설 영장집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자승 스님은 경찰의 진입작전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종단의 노력을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은 한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한 이후 상생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부단히 노력했다"며 "경찰의 오늘 체포 영장 집행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며 종단은 공식적으로 집행 보류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자승스님은 "더이상 갈등은 종단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승스님이 나서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한 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숨어든 이래 처음이다.

조계종은 앞서 이날 오전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한국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력을 투입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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