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고 있다" 미탑승 낚시꾼 거짓말에 골든타임 놓쳐(종합)

양은하 기자,양새롬 기자 2015. 9. 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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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 1호선장 "유일하게 연락된 이 낚시꾼 말 믿고 안심하다 신고 늦어져"
돌고래호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 사흘째인 7일 오전 해양경찰이 제주도 추자도 연안에서 돌고래호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2015.9.7/ 뉴스1 / 제주=뉴스1 김명섭 기자 © News1

(서울·추자도=뉴스1) 양은하 기자,양새롬 기자 = 해양경비안전센터의 늑장 대응때문에 돌고래호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승객 명단에는 있지만 실제 배를 타지 않은 낚시꾼이 거짓말을 해 최초 신고도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돌고래호 전복사고를 신고한 돌고래1호 선장 정모씨와 당시 함께 있던 추자도 자율구조단인 김모씨는 7일 낮 추자도에서 기자와 만나 "낚시꾼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20~30분 빨리 수색에 나설 수 있었다"며 "골든타임을 놓친 건 낚시꾼의 거짓말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사고가 난 5일 저녁 6시20분쯤 돌고래호와 돌고래1호는 기상이 악화돼 낚시를 접고 추자도에 들어왔다. 이들은 원래 일요일인 6일 낮 12시쯤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낚시도 못하는데 빨리 돌아가자"는 낚시꾼들의 요구에 저녁 7시쯤 항해에 나섰다.

강한 돌풍을 만난 돌고래1호 선장 정씨는 항해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다시 추자도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정씨는 돌고래호에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정씨는 "수신이 안되는 지역을 통과하다 보니까 그런가 보다 싶어 전화를 10몇분간 더 했던 것"이라며 "우리 배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절대 믿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밤 8시20분쯤 정씨를 만난 김씨는 해경 추자출장소에 연락했고, 추자출장소는 신양파출소에 전화해 승객명단을 확인해보라고 했다.

파출소는 승객명단을 보고 일일이 전화를 했지만 대부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일하게 연락이 닿은 승객은 "지금 잘 가고 있다. 곧 도착한다"고 말했고 이를 전해들은 정씨와 김씨는 안심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10여분쯤 지나 승객이 정씨에게 전화를 해 "사실은 돌고래호에 타지 않았고, 명단에만 있고 실제 배를 타지 않았는데 해경에서 전화가 와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정씨와 김씨는 급히 추자출장소에 연락했고 8시40분이 되어서야 안전센터에 최초 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김씨는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야말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돌고래호는 5일 저녁 7시쯤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발해 출항지였던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성항으로 돌아가려다 저녁 7시39분쯤 통신이 끊겼다. 이에 돌고래1호는 5일 저녁 8시40분쯤 해경 추자안전센터에 돌고래호 통신두절 신고를 했다.

6일 오전 6시25분쯤 추자도 남쪽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1km 해상에서 돌고래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이 사고로 돌고래호 승선자 중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실종된 8명에 대해서는 수색작업 중이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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