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이 나라 떠나 새로운 삶 살고 싶다".. IS 관련 검색 517건

김지원 기자 2015. 1. 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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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현지번호로 2차례 통화.. 출국 전 방에 'IS 가입' 쪽지
경찰 "실종·납치 개연성 없어".. 시리아로 밀입국 가능성 커

터키 킬리스 지역에서 지난 10일 종적을 감춘 김모군(18)이 출국 전 자신의 방에 'IS에 가입하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이 9일과 10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터키 현지 번호로 두 차례 전화해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군이 지난 1년간 자신의 컴퓨터에서 이라크·시리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어휘를 검색한 횟수는 5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군이 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김군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김군이 IS에 실제 가담했는지 알 수 없지만 실종 또는 납치됐다고 볼 관련성은 없다"고 밝혔다. 김군이 IS에 가입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군이 트위터 등을 통해 IS 가입 의사를 꾸준히 피력한 점, 김군이 종적을 감추기 전후로 터키 현지인 누군가와 2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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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결과 등을 종합하면, 김군은 지난해 3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접속해 'Join Islamic state' 페이스북 계정에 "난 IS에 가입하고 싶다. 도와줄 수 있나?"라는 글을 남겼다. 김군은 7개월 뒤인 10월4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떻게 ISIS에 가입하는지 누구 알고 있나? 난 ISIS에 가입하고 싶어"라는 글을 올렸다. Afriki라는 인물이 "누군가 터키로 가라고 하더군. 그곳에서는 쉽게 가입할 수 있을 거야"라는 답글을 달았다. 같은 달 9일 김군은 "형제여, 난 ISIS에 가입할 준비가 됐네. 어떤 나라로 가야 하지?"라는 글을 올렸다. Afriki라는 인물은 "하산 형제에게 연락하길. 그는 이스탄불에 있고, 전화번호는 053×××이라네"라는 답글을 달았다. 하산은 IS 터키지부 간부로 추정된다. 답글에 적힌 전화번호는 지난해 9월 터키 쿠르드족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ISIS 터키지부 간부 명단' 속 하산이란 인물의 전화번호와 같았다. 지난 1년간 김군이 자신의 컴퓨터에서 검색한 기록 3020건 중 IS,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을 주요 검색어로 한 것이 517건에 달했다.

김군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다. 그냥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김군은 출국 전 자신의 방에 'joint IS'라는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joint IS'는 'join IS'(IS에 가입하겠다)의 오기로 보인다. 김군은 평소에도 부모와 대면하지 않고 쪽지로 대화했다고 한다.

지난 8일 김군은 "터키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이스탄불로 부모의 지인인 홍모씨와 함께 출국했다. 김군은 9일 홍씨와 함께 터키 킬리스에 도착해 메르투르 호텔에 체크인했다. 김군은 이날 오전 8시2분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터키 현지 전화번호인 156×××로 전화를 걸어 2분31초간 통화했다. 김군이 통화한 번호는 하산의 전화번호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김군은 10일 오전 8시쯤 배낭을 메고 호텔 맞은편 모스크에서 대기하다 8시30분쯤 미상의 아랍인 남성을 만나 검은색 승합차를 타고 25분 거리에 있는 베시리에 마을 인근 시리아 난민촌에 가서 하차한 뒤 종적을 감췄다. 김군은 오후 1시47분 번호 156×××로 전화를 걸어 4분38초간 통화했다.

김군의 어머니 이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직접 터키 여행에 대해 말을 꺼낸 것은 지난해 10월이었고,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 준비를 하겠다고 해서 지인을 통해 홍씨와 함께 여행을 보낸 것"이라며 "아들이 IS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김군은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자퇴한 뒤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해왔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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