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만취운전자 광란의 폭행.. 여성운전자 '공포의 6분'
29일 0시16분 부산경찰청 112신고센터에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한 여성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1분 뒤 경찰순찰차가 현장으로 출동하면서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위급한 상황이란 것을 감지한 경찰은 인근 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했다.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해보니 한 40대 남성이 자동차 공구로 앞 유리창과 사이드미러 등을 마구잡이로 파손한 상태였다. 이 남성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보닛에 올라가 깨진 유리창 사이로 발을 집어 넣고 겁에 질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여성을 발로 차고 손을 집어 넣어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을 하고 있었다.
112순찰차와 파출소 직원, 고속도로순찰대 등 경찰 10여 명이 이 남성을 제압하고 공포에 질려 있는 여성을 구해냈다. 경찰이 구출하기까지 6분간 이 여성은 혼자 차에 갇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날 사건은 신모씨(32·여)가 혼자 승용차를 몰고 부산울산고속도로 장안나들목의 해운대 방향 고가도로를 달리던 중 김모씨(43)의 카렌스 차량이 신씨의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갑자기 김씨가 차량 밖으로 나오더니 욕설을 퍼부으며 신씨의 차량을 부수고 겁에 질린 신씨까지 폭행한 것. 신씨의 차량은 폐차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54%(0.1% 이상이면 면허취소)의 만취 상태에서 추돌사고를 내고도 여성 피해자를 폭행하고 차량까지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김씨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어둡고 폐쇄회로(CC)TV도 없는 곳에서 사고가 났다"며 "혼자 운전하던 여성이 교통사고에다 무자비하게 폭행까지 당해 정신적 충격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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