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이버수사팀까지 '사이버 망명'
검찰에 이어 경찰도 사이버망명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해외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에 가입한 경찰은 고위 간부부터 사이버 수사 담당 실무진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현재 텔레그램엔 치안감(지방경찰청장)들을 비롯해 경찰청과 각 지방청 고위 간부 다수가 가입했다. 전직 경찰청 수사국장을 비롯해 경무관·치안감 이상 간부들도 즐비하다. 이성한 전 경찰청장도 가입한 상태다. 일선에선 정보수집과 압수수색, 통신감청을 맡은 정보국과 수사국, 사이버안전국의 전·현직 경찰관들이 많이 가입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의 경우 중간 간부 절반가량도 텔레그램을 쓰고 있다.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경찰 대부분은 가입 이유를 호기심으로 꼽았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다들 가입하고 인기가 많다고 하니 궁금해서 가입해봤다"고 했다. 사이버안전국 소속의 한 경찰은 "실제로 보안이 되는지 안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사이버상 명예훼손 수사강화 방침이 나오자 보안을 위해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범죄 첩보나 보안을 요하는 제보들을 많이 받는 업무 성격과 필요에 따라 갈아타는 것이다. 정보국 소속의 한 경찰은 "많은 경찰관들이 업무용 스마트폰과 개인용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해 번거로웠는데, 진짜 보안이 지켜진다면 업무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갈아탔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형사도 "경찰들까지 갈아타는 게 좀 씁쓸하지만, 그만큼 사생활은 보호돼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이버 검열 우려가 퍼지면서 텔레그램은 현재 국내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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