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대구 살인사건, 사전 징후 있었을것"

2014. 5. 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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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범행 아닌 인격장애 문제.. 사회가 병걸렸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그제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중년부부가 피살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놀랍게도 살해 용의자는 딸의 전 남자친구였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뒤에 여자친구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시신을 그대로 놓고 무려 6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여자친구가 집에 들어오자 감금을 해놓은 채 술을 먹으면서 협박을 한 겁니다. 결국 8시간이 지난 시간즈음 여자친구가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면서 사건이 막을 내립니다. 참 끔찍한 사건이죠. 문제는 이런 비슷한 사건이 최근에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봐야 될까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표창원 > 안녕하세요.

◇ 김현정 > 용의자의 수법이 상당히 잔인하죠? 아니, 왜 도대체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 표창원 > 가장 중심에 있는 문제는 분노 감정인데요. 우선 촉발된 것이 딸과의 교제를 반대한 부모에 대한 보복, 복수심리죠.

◇ 김현정 > 여자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한 그 여자친구 부모에 대한 복수심.

◆ 표창원 >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까지 충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은요. 교제 반대를 곧 자기 자신의 인격이나 존재에 대한 거절 그리고 무시로 받아들이게 되는 심리가 있고요. 그래서 '감히 당신들이 나를 무시해, 나를 거절해' 이런 것들이죠. 그런데 이런 심리는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반응과는 전혀 다르고요. 상당히 심각한 성격적 혹은 인격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 인격적 결함.

◆ 표창원 > 자기 자신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중시하는 자기애가 있는 것 같고요. 편집증, 분노조절의 문제 이런 부분들이 관찰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이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욱 하는 성격 때문에 우발적으로 범행 저지른다든지 이런 거하고는 다른 차원이네요?

◆ 표창원 > 네, 전혀 다릅니다. 순간적으로 감정분노조절을 못해서 혹은 음주상태거나 이래서 돌발적인 폭행을 저지른 경우들도 있는데요. 지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전혀 그런 형태는 아니고요. 대단히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저질렀죠. 계획적이고 그리고 6시간 동안에 기다리는 그런 흥분이 가라앉는 상태도 분명 있었고요.

◇ 김현정 > 그리고 처음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해서 여자친구네 집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쭉 구조도 한번 살펴보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서 살해를 했거든요.

↑ 헤어질 것을 요구한데 앙심을 품고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CCTV 사진)

◆ 표창원 > 그런 부분들이 순간적 분노폭발이 아니라 개획적인 분노표출이라 이렇게 볼 수 있는 여지고요. 이런 부분들이 왜 생기느냐를 보면 일단 앞서 제가 성격장애, 인격장애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러한 정신과적 장애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정신분열병이나 정동장애 이런 것과는 좀 다릅니다. 그래서 평상시에 환청을 듣거나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이래서 사람들이 아는 경우들이 있죠. 정신병이 좀 심한 경우요.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예방이 가능하고 문제가 나올 수 있는데. 성격장애나 인적장애는 전반적인 행동, 사리판단, 지능 이런 데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김현정 >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정상인인데.

◆ 표창원 > 자기에게 유리한 행동을 계산하거나 또는 일상생활 유지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요. 세 가지 인식, 정서, 행동에서 문제가 발생을 하고요.

◇ 김현정 > 그럼 이건 사이코패스하고도 또 다른 거네요?

◆ 표창원 > 상당히 다른 유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 인격장애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유사한 사건이 하나 더 있었어요. 천안에서 여자친구가 만나주지 않는다면서 그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차를 그냥 돌진시켜 들어가 버립니다. 그런가 하면 작년 연말에는 하숙집에 살던 여자친구를 스토킹 하다가 목 졸라서 죽인 그 사건, 대학생사건도 있었고 울산에서는 여자친구하고 그 자매를 또 잔인하게 살해한 일명 김홍일 사건도 있었고 왜 이렇게 요즘 들어서 이런 범죄가 부쩍 늡니까?

◆ 표창원 > 이런 범죄는 사실은 조선시대에도 있었고 고려시대, 삼국시대에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 증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요. 지금 그만큼 이런 범죄자 개인만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어떤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에 문제가 있다, 그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 어떤 문제가 지금 이 사회에 도사리고 있길래 여자친구가 자기 안 만나 준다고 가서 살해하고 차량을 돌진시키고 이런 행동을 한다는 거죠?

◆ 표창원 > 말씀드린 것처럼 인격장애의 문제인 건데요. 이런 문제는 사실 영유아기 때부터 시작이 됩니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 그리고 학교와 또래 상당히 중요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다 보니까 인간관계가 폐쇄적이 되고요. 주변 상황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게 되고 타인의 존중, 배려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요. 그런 부분들이 우리사회가 대단히 심각한 사회적 질병에 걸려 있는 상태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 그렇군요.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어떻게 보면 괴물일 수도 있네요,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들. 이런 사건들이 요즘 자주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 만나고 사귀는 것 자체가 두렵다는 분들도 계세요, 젊은이들 가운데.

◆ 표창원 > 그렇죠.

◇ 김현정 >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 표창원 >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외모나 조건보다 성격과 인격을 보려는 자세를 가지셔야 하고요.

◇ 김현정 > 그게 보입니까, 정상적일 때는 괜찮다면서요, 평상시에는.

◆ 표창원 > 그런데 보이는 징후들이 있습니다. 그 징후들 가장 중요한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우선 소유욕과 집착이 있으면 대단히 위험합니다. 때로는 예를 들어서 이성친구의 경우에 다른 이성과 만나거나 전화하거나 이런 것도 좀 간섭하려고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려고 하고 왜 그러냐, 묻기도 하고 이런 태도를 너무 사랑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대단히 위험한 징후라고 볼 수 있고요. 그다음에 더 중요한 것이 거절이나 의견차이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느냐. '오늘 만나자'는 제안에 '싫어', '오늘 다른 약속 있어'라든지 '영화 보자', '나 이 영화 싫은데' 이렇게 말했을 때 '나를 무시하는 거야' 이렇게 나오면 대단히 위험한 징후라고 보셔야 되고요. 그리고 또 차별, 권위주의적 태도도 대단히 위험한 징후입니다.

◇ 김현정 > 분명히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 갈등상황에서 이것을 슬기롭게 조절을 해 나가느냐, 아니면 자기 중점적으로만 이걸 끌고 가느냐, 이게 중요한 판단 기준 중에 하나네요.

◆ 표창원 > 그렇죠. 그리고 그것을 분노를 표출하고 조절하지 못하느냐, 이 부분도 보셔야 되고요.

◇ 김현정 > 좋은 부분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여자친구에 대한 살해사건, 상해사건 오늘 진단해 봤습니다. 표창원 소장님 고맙습니다.

◆ 표창원 >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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