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 "정부,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도 지원 안 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더니…."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의 휴대전화가 속속 발견되면서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를 통해 진실을 밝히려는 유가족들의 바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데이터를 복구하면 생존 당시 배 안 상황과 구조 과정 등을 보다 명확하게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휴대전화는 침수된 지 2개월 미만이고, 메모리가 부식되지 않았다면 저장된 문자메시지와 통화기록, 사진, 동영상을 거의 복원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사진·동영상 등을 사용했던 시간도 알아낼 수 있다. 데이터 복구 전문가는 "세월호 사고로 침수된 휴대전화는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복구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면서 "바닷물에 침수됐다 하더라도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면 대부분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에게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던 정부는 휴대전화 복구에 대한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장례지원단 관계자는 "희생자들의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 지원은 해경,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가 관련된 사항이라 이런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며 "논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 방법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죽은 자식 추억이 담긴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원해주는 데도 인색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유가족은 사비를 들여 데이터 복구를 의뢰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숨진 ㄱ군의 아버지는 "아들 휴대전화에는 아들만의 소중한 추억이 가득 들어 있을 것"이라며 "장례를 마친 뒤 아들 휴대전화 안에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문자메시지 등을 복구해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사비를 들여 복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의 한 휴대전화 수리점은 세월호 희생자 휴대전화 데이터를 무료로 복원해주고 있다. 이 수리점 주인은 "사진 한 장이라도 더 건지고 싶은 것이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해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산 |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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