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선박사고 때 '충격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하라"
해양수산부가 대형 선박사고가 발생하면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라'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국방부가 "북이 큰 것 한 방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있다"며 갑자기 북한의 4차 핵실험 임박 가능성을 흘린 것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25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제공한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에는 대변인 등으로 구성된 언론대응단의 역할로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이 명시돼 있다. 사고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보다 사실을 감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매뉴얼은 사건 발생 당일 오후에 브리핑을 하고, 이후 오전·오후 두차례에 걸쳐 정례브리핑을 실시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실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오전 10시와 오후 4시 두차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지침은 해수부뿐이 아닌 타 부처의 위기대응 매뉴얼에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해수부 역시 모든 정부부처가 따라야 하는 대통령 훈령을 근거로 이 같은 매뉴얼을 지난해 6월25일 작성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2일 "이달 안에 큰일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정보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은 이번 세월호를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선박사고의 본질과 달리 사회에 미칠 수도 있는 부정적인 영향, 예를 들어 기름 유출사고 때 수산물 소비가 줄어드는 것을 고려해 보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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