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선장 퇴선명령 내렸는데 왜 선실엔 전달 안됐나?

2014. 4.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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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재현(진도)ㆍ서지혜(목포) 기자]지난 16일 진도해안에서 침몰한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의 선장이 강원식 1등 항해사(1항사)에게 퇴선명령을 내렸다는 오용석(58) 조타수의 증언이 나옴에 따라 이 명령이 선실측에는 왜 전달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집중되고 있다. 퇴선명령 당시 바로 선내에 이 명령이 전달되기만 했어도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퇴선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사실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21일 오씨에 따르면 사고 당시 이준석(68) 선장을 비롯해 1항사 2명, 2항사 1명, 3항사 1명, 조타수 3명등 총 8명이 조타실에 모여 있었다. 이들은 사고가 난 뒤 배를 수습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으며,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에 1시간~1시간 30분정도를 소요한 것 같다고 오씨는 설명했다. 이후 선장은 1항사 강씨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퇴선 명령을 내린 시점을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을 통해 살펴보면 9시 25분~37분 사이의 일로 보인다. 이는 배에 문제가 생긴 시점이 적어도 8시~8시 30분께 쯤으로 올라갈 수 있는 증언이라 주목된다.

오씨는 이때의 경위에 대해 "퇴선명령이 내려지면 1항사는 방송을 하거나 (선내에) 뛰어가서 알리거나 무조건 전 여객에데 듣게끔 해야 한다"며 "나도 몰랐었는데 전기가 끊겨서 함교에서는 방송이 안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도 VTS와 세월호 및 인근 선박의 교신을 살펴보면 당일 세월호는 9시 37~38분 사이 진도 VTS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더이상 교신이 없었다. 또 9시 46분께 세월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꺼졌다는 인근 배의 통신이 있었다. 이때 즈음에 이미 함교측에 전기가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오씨는 이와 관련 "당시 1항사가 선내방송 위치에는 없었고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은 봤다"며 "핸드폰으로 선내 안내실에 연락한 줄 알았는데, 선내방송이 나가지 않은 것으로 봐서 전달이 안된것 같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에서 확인이 되야 하며, 통신기록등을 통해 쉽게 검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명령은 실제로 선내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해진해운이 공개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 따르면 선내 안내방송은 양대홍(실종)씨의 몫이다. 또 여객 유도는 사무원 3명과 조리장, 조리수, 조리원등 6명이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사무원 강혜성(33)씨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1등 항해사로 부터 별 다른 지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6일 오전 8시50분께 배가 살짝 기울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배가 선회하는 경우 살짝 기울어지는 경우가 있어 그런 줄 알았다"며 "이후 기울어짐이 너무 심해지자 3층에서 선내전화를 통해 '침착하게 자리를 지키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또 어떻게 배가 기울어질지 몰라 계속 승객들이 움직이면 어딘가에 부딪혀 다칠까봐 '자리를 지키라'는 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이어 오전 9시30분께 조타실에서 구명조끼를 입히라는 지시가 내려와 구명조끼를 전달하고 입으라고 방송했다"고 했다. 선장 및 1등 항해사등 세월호 승무원들은 승객 구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전 9시 37분부터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또 "오전 10시께 밖으로 뛰어내리라는 방송을 반복했고 조금씩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며 "오전 10시에서 10시30분까지 갑자기 물이 불어나기 시작했고 4층까지 금방 차 승객의 탈출을 도왔다"고 말했다. 결국 선내 승객들의 목숨을 조금이라도 살린 것은 강씨등 선내 승무원들의 자체 판단이었을 뿐, 선장이 내린 퇴선 명령은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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