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탐색줄 설치…실종자 수색 '사투'

군경 잠수시간 20분 남짓…시야 탁해 '발목'

2층 조타실로 호스 연결해 공기 주입 시작

[ 김재후/김우섭 기자 ]

세월호가 침몰한 지 사흘째인 18일, 해양경찰과 해군, 민간 잠수요원 등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진도 앞바다에 잠긴 여객선 내부에 진입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하지만 실종자들을 수색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재 산소통 용량으로 버틸 수 있는 잠수시간이 기껏 20분 남짓인 데다 진입 관문에 쌓여 있는 대형 화물들을 헤쳐 나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층 화물칸 진입 성공

고명석 해경 장비기술국장은 이날 "17명의 잠수요원을 동원해 총 10회의 수색을 벌여 오전 11시19분 선체 상부 조타실로 선내 공기 주입을 위한 호스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며 "오후 3시26분엔 민간 잠수부가 입수해서 여객선 2층 화물칸 출입문을 열고 선내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선체 안의 각종 장애물로 인해 더 이상 진입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실종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구조대가 선체 내부 진입에 성공함에 따라 생존자 수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조류와 낮은 시정은 선박 안에서도 여전해 수색 작업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시계가 좋지 않은 데다 배가 뒤집혀 있어 선박 내부에 들어가도 어디가 식당인지, 조타실인지, 아니면 화물칸인지 구별하기 힘든 여건"이라고 전했다.

잠수부가 화물칸에 도착했다는 의미는 화물칸까지 생명줄(가이드라인·탐색줄)이 연결됐다는 의미다. 잠수부들은 이 줄을 잡고 선박 구조물과 흐려진 시계를 극복해가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2인 1조로 뛰어드는 다음 순서의 잠수부들이 선박 내부에서 수색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조대는 이날 밤 11시까지 당초 진입 목표로 설정했던 여객선 중앙의 식당칸(3층) 진입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측은 이 시간 공식 브리핑을 통해 "3층에 진입했다, 혹은 진입하지 못했다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식당칸에 가까이 접근했지만 본격적인 수색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체 진입에도 불구하고 실종자 또는 사망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내놓을 수 없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시계 얕아 추가수색 난항

이날 민간 잠수부들이 화물칸 진입에 성공한 건 잠수시간과 관련이 있다. 200기압(bar) 용량의 공기통을 멘 해경과 해군 소속 잠수부들은 잠수시간이 20분 안팎에 그쳐 수색에 제한이 있었다. 반면 민간 잠수부들은 공기통 대신 수면 위와 연결된 호스로 산소를 공급받는 장비를 갖고 있다. 오랜 잠수에 따른 건강에 대한 우려를 제외하면 해경과 해군 잠수부들보다 수색 시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방식으로 민간 잠수부들은 이날 통상 한 시간 안팎을 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은수 한국해양구조협회 진도구조대장은 "탐색줄 설치는 다행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며 "배가 뒤집힐 것이라고 여겨졌다면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에 설치를 완료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조대는 선체에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에 성공한 뒤 계속해서 내부로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 공기를 집어넣는 이유는 선박의 부력을 유지하면서 생존자들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구조대는 선체 내부 진입로를 확보하고 공기 주입도 원활히 이뤄짐에 따라 이날 저녁부터 조명탄 250발과 해경 및 민간 잠수부들을 총동원해 선체 3층 격실 쪽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진도=김재후/김우섭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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