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 '황당' 치료법.."일요일에 출근하라"
[한겨레] '뉴스Y' 월요병 해결방법 제안에 누리꾼들 '어이 상실'
"그냥 홧병이 생김" "새로 화요병이 발생합니다" 등등
직장인들의 고질병인 '월요병'의 대처방법으로 한 언론사가 '일요일에 출근해 잠깐 일하면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소개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뉴스와이(Y)>의 김지수 보건의료과학팀 기자는 지난 24일 '일요일 오후 엄습하는 '월요병'…해결 방법은?'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했다. 주말이 지난 뒤 무기력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월요병의 원인과 대처 방법 등을 소개한 기획기사였다. 김 기자는 "(월요병이) 너무 심한 경우 일요일에 출근해서 월요일 업무를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근무를 한 일요일 다음 날에 '월요병' 증상이 훨씬 덜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입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월요병을 해결하기 위해 일요일에 출근해 일하면 된다'는 보도 내용을 접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be******)은 "일년 내내 일하면 월요병도 없고, 휴가 후유증도 없고 좋겠네"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be*********)은 "월요병을 없애려면 일요일에 출근하고 월요일에도 출근해서 화요일에 퇴근하면 된다. 그냥 홧병이 생김"이라며 냉소를 보냈다. 트위터 아이디 @un*****의 누리꾼도 "월요일도 주말로 만들면 월요병이 사라지고 새로 화요병이 발생합니다"라며 보도 내용을 비판적으로 전했다.
일요일 출근을 월요병 방지 대책으로 소개한 뉴스를 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영 일화를 소개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누리꾼(@ne********)은 "엠비(MB) 자서전에 '출근 시간을 아끼려면 전날 밤에 미리 화장하고 자라는 충고를 여직원들에게 했다'는 대목이 나와요. 월요병 대책 기사를 보고 생각났어요"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는 그가 경영자였던 시절 출근시간을 오전 6시로 앞당겼다는 내용이 나온다. 책에는 '여직원들이 화장을 하기 위해서 오전 6시 출근은 힘들다'고 주장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통령은 "여러분(여직원)은 보통 저녁 7~8시에 퇴근하니까 저녁에 시간이 많이 남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유가 있는 저녁 시간에 기초화장을 해놓고 자면 되잖아요. 아침에 일어나 이만 닦고 나오면 예쁜 얼굴도 유지하면서 남자들과 함께 일과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책은 전한다.
누리꾼들은 장시간 노동이 삶의 질을 떨어뜨림에도 '일요일 출근'이라는 대처법을 내놓은 것에도 분노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2011년 기준·1696시간)에 견줘 420시간이나 길다. 주당 48시간 이상 노동을 하는 노동자 비율(54.0%)도 영국(34.5%)이나 미국(24.3%) 등 선진국보다 배 가까이 많다.
월요병이 아닌 다른 사례에 빗대 비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누리꾼(@le********)은 "명절 증후군을 없애려면 평소에도 차례상을 차려서 먹으면 되겠구나"라고 썼다. 과거의 황당 발언도 다시 회자됐다. 황인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과거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오면 아내가 싫어한다든지 그런 의식조사 결과가 나온 바가 있다. 근로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휴식권은 저희가 볼 때 충분하다"는 발언을 해 누리꾼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김 기자는 월요병 대처 방법 논란이 있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월요병에 대한 극복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직장이 있기에 월요병도 생기는 건데. 물론 팍팍한 우리 직장인의 삶도 고달프지만, 일할 수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라고 적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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