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로 날치기한 영화감독 "극 중 감정 느껴보려.."
다음 달 개봉 예정 영화를 연출한 영화감독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오토바이 날치기를 한 뒤,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추격해오자 그는 오토바이를 버리고 변장까지 하면서 포위망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극 중 캐릭터의 (범행) 감정을 느껴보기 위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 10분쯤 영화감독 A(45)씨는 서울지하철 교대역 8번 출구 부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42만원 상당 금품이 든 20대 여성의 핸드백을 낚아챈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은 서초경찰서는 강력계 형사와 인근 지구대 순찰요원 15명 정도로 추격팀을 꾸렸다. 무전기를 통해 "민소매 티셔츠, 군청색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 헬멧 밖으로 머리카락이 삐져나와 있다"는 등의 범인 특징을 알렸다. 경찰은 가동 가능한 순찰차와 오토바이 12대를 동원, 반경 2km 대로변 진출입로를 봉쇄했지만, A감독은 중앙선을 넘어 유턴하면서 '영화처럼' 경찰 순찰차를 스쳐 반대 방향으로 달아났다.
오토바이는 순찰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골목길만 골라 도주했다. 도주로는 교대역→아크로비스타(주상복합아파트)→미도공원→반포 미도아파트 방면이었다. A감독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도주한 후 경찰이 자신의 행적을 놓쳤다고 판단하자 오토바이를 버린 뒤 변장했다. 어두운 색깔의 모자를 쓰고, 긴소매 등산점퍼를 덧입었다. 이 시각 경찰은 용의자가 오토바이를 버리고 도주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량에서 내려 2차 추적을 시작하고 있었다.
A감독이 경찰의 눈에 띈 것은 도주 30여분 만인 오전 5시 40분쯤이었다. 탐문수사 중이던 형사가 키와 체격, 머리카락 길이가 용의자와 흡사한 A감독을 알아본 것이다. 경찰이 검문을 시도하자 그는 "바쁜데 왜 그러느냐. 이렇게 죄 없는 사람을 검문해도 되느냐"며 항의했다. 주머니에서 오토바이 열쇠가 발견됐지만 "바람을 쐬러 나왔을 뿐"이라며 당당하게 맞섰다. 경찰은 약 7시간 동안 반경 4km 안의 반포동 일대 아파트, 상가를 뒤져 주택가 골목에 주차된 하얀색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범행에 쓰인 것과 같은 기종(機種)이었다. A감독의 주머니에 있던 열쇠를 꽂자 '부르릉' 하며 시동이 걸렸다. "집에 오토바이가 있어서 우연히 키를 갖고 있었다"며 버티던 A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A감독은 조사 과정에서 "다음 작품으로 가출 청소년을 주제로 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데 오토바이 날치기 장면이 나온다"며 "극 중 캐릭터의 (범행) 감정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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