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 조갑제도 "5·18 광주에 어떻게 북한군 수백명이 들어가나"
최근 조선·동아 종합편성채널 방송과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대표적 우익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68·전 월간조선 대표·사진)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조 대표는 지난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계엄령하 철통같이 포위된 광주에 수백명의 북한군이 어떻게 들어오느냐"며 "일부 방송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북한군 광주사태 개입 주장 등을 검증 없이 소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게시한 바 있다.
그는 "수년 전부터 한 탈북자가 '광주사태에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주장을 하고 일부 단체에서 동조하고 있는데 이 주장은 개연성이나 증거가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함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80년 5월 당시 부산 국제신보(현 국제신문) 기자로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그는 "광주사태는 광주시민 수십만명과 진압군, 수백명의 국내외 기자 등 목격자가 많은 사건"이라며 "광주사태를 취재했던 나를 포함한 어느 기자도 북한군 부대가 개입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 근거에 대해 "당시 진압군(계엄군) 장교들 중 어느 한 사람도 북한군의 출현에 대해 보고하거나 주장한 사람이 없으며 당시 해안과 항만이 철저히 봉쇄되는 등 계엄령이 펴진 상태였는데 대대 규모의 북한군이 어떻게 침투한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전두환 정권에서 광주사태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단서가 나오면 이를 반드시 확인했을 텐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광주에서 "김일성은 오판 말라"는 구호가 늘 나왔다고 밝혔다. 광주 시위대는 "반(反)정부적이었지만 친북(親北)적이진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조 대표는 "이념적 입장에서, 또는 희망적 관점에서 북한군 개입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진실 위에 정의를 세워야지 정의 위에 진실을 세우려 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20일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며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했던 한 인사가 '북한군이 광주사태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검증한 적이 있는데 북한군이 온 적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면서 "국정원에서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21일 조 대표에게 관련 내용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홈페이지에 있는 글로 대신해달라"고 밝혔다.
1971년 부산 국제신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0년 5월 광주 취재 이후 해직돼 이후 월간마당, 월간조선 등 월간지에서 일했다. 2005년부턴 자신의 이름을 딴 조갑제닷컴의 대표로 활동하며 저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저서로는 < 박정희 전기 > < 공수부대의 광주사태 > < 10·26사건의 기록 > < 김대중의 정체 > 등이 있다.
< 이서화 기자 tingc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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