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핫이슈/고위층 성접대 의혹 일파만파]건설업자, 상류층 봉사단체도 별장 초대
[동아일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 씨가 상류층 봉사단체에까지 손을 뻗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 등 사정기관의 전현직 고위인사들뿐만 아니라 상류층 곳곳에 인맥을 만들기 위해 부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유명 봉사단체인 P의 전직 회장인 A 씨는 21일 취재팀과 만나 "(지역사교모임인) R클럽에서 윤 씨를 처음 봤다. 윤 씨는 R클럽 회원들을 별장에 초대하더니, 내가 회장을 맡고 있는 P단체 회원도 자기 별장에 초청하겠다고 했다. 2010년 5월 P단체 회원, 미용단체 회원, 연주팀 등 40여 명이 별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에 있는 이 별장은 윤 씨가 고위층을 불러 성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장소다.
P단체의 전 회원들에 따르면 2010년 5월 당시 남녀 회원들은 버스 편으로 이 별장에 갔다. 윤 씨는 일부 회원에게 D건설 회장 명함을 주며 자신을 소개했다. 야외에서 아마추어 성악가 콘서트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술과 함께 식사를 했다. 술자리는 별장 안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윤 씨는 이날 남녀가 모인 영화감상실에서 포르노를 틀어줬다. 회원 일부는 강하게 항의하고 곧바로 상경했다. A 씨는 "윤 씨가 짓궂은 장난을 좋아해 포르노를 튼 거지 다른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며 "골프장에서 가깝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고급 별장 초대를 쉽게 거절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윤 씨는 R클럽에서 직함은 없었고 들어온 지 몇 달 만에 탈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 씨 별장이 워낙 커서 몇천억 원대 부자인 줄 알았고 그에 맞게 대우해줬다"고 했다. 당시 윤 씨를 알던 사람들은 나중에 윤 씨가 진행한다던 골프장 사업이 잘 풀리지 않고 별장도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A 씨는 "(사업을 하는) 윤 씨는 살기 위해서는 로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윤 씨는 여자들을 (별장으로) 데려올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출범한 P단체는 의사와 판검사 변호사 교수 등이 참가해 비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 윤 씨 별장 모임에서 포르노 사건이 있은 뒤 일부 참가자가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참가자도 다른 단체로 발길을 돌렸다. P단체는 현재 해체된 상태다.
박훈상·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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