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전시실서 대통령 부인 만찬 '엇나간 발상'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지난 26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만찬을 했다. 만찬장인 '기획전시실1'은 평상시 음식물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만찬은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만찬에는 14명의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의 배우자들이 참석했다.
중앙박물관 만찬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측은 "만찬장은 입구에서부터 우리 유물들을 전시했다"면서 "기획전시실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 만찬장 사면에 전시된 우리 유물을 통해 참석자들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감상하며 만찬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밝혔다.
만찬장 주변에는 삼한~조선시대의 각종 금 장신구와 청자, 분청사기, 백자, 조선 목가구, 모란도 등이 전시됐다.
만찬 메뉴는 서해안 꽃게를 사용해 만든 비스크 수프와 제주도산 옥돔을 이탈리아식 만두로 만든 옥돔 아뇰로티, 국내산 한우 등심구이가 나왔다. 국산 식재료로 양식을 준비한 것이다. 한식업계는 "이 여사가 그동안 한식 세계화를 위해 공을 들여온 점을 감안하면 이날 메뉴로 양식을 준비한 것은 한식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감이 있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준비기획단 측은 "당일 도착하는 배우자들에 대한 배려와 다음날 상춘재 오찬이 한식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앙박물관 만찬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인데 음식을 차려놓고 먹는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박물관에도 여러 가지 행사를 위한 별도의 장소가 마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시실에서 만찬을 연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박물관 유물을 뒤에 전시물로 놓고 만찬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의가 1박2일로 짧아 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의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시실의 경우는 별도의 대관 규정이 없고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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