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수술 중이라고 말을 해"..박 상경 유가족 오열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서울의 한 경찰서 관내 검문소에서 경찰관이 쏜 총에 의경인 박모(21)씨가 맞아 사망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오후 6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달려온 박 상경의 아버지는 검은색 등산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차에서 내리자마자 응급실로 곧장 달려갔다.
그는 새빨개진 눈으로 "어이가 없다. 실감이 안 난다"라고 천천히 말하면서 "아들이 정말 착하다. 사고 한 번 안쳤다"고 박 상경을 떠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박 상경의 아버지는 "(아들과의) 마지막 전화는 일주일이 조금 넘은 것 같다"면서 "지금은 집사람한테만 연락한 상태"라며 부인을 걱정했다.
뒤이어 오후 7시7분쯤 박 상경의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함께 온 다른 유족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들어섰지만 이내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직 박 상경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믿지 못하는 듯 그는 연신 "아직 수술 중이잖아. 수술실로 가야지 왜 여기에 있어"라고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렸다.
오후 7시가 지나면서 박 상경의 유가족들이 속속 병원에 도착했다. 유족들은 박 상경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아 안아주고 함께 울면서 그들을 위로했다.
뒤이어 오후 7시20분쯤 장례식 정문에서 "오빠" 소리와 함께 여학생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복 차림으로 달려온 박 상경의 동생은 "오빠 수술 중이잖아. 수술 중이라고 말을 해"라고 소리치면서 아버지의 품에 안겨 한없이 울었다.
현재 가족들은 병원에서 마련한 상담실 등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상경은 이날 오후 5시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검문소 내에서 박모 (41)경위가 발사한 38구경 권총에 왼쪽 가슴을 맞았다.
박 상경은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오후 5시36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위가 자기만 빼고 간식을 먹는다는 이유로 실탄이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 장난으로 박 상경을 향해 총을 겨눈 뒤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탄이 발사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박 경위와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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