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2500억 아라뱃길, 3년째 오가는 배 없다

박준철 기자 2015. 3. 1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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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람선 이용률 8%..화물선 하루 한 척 꼴KDI 예측 어긋나 세금만 낭비.. "친수공간 바꿔야"

2조2500억원을 들여 건설한 경인아라뱃길의 이용 실적이 초라하다. 지난해엔 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이용자가 5만명으로 목표의 8%에 그쳤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개통 3년째를 맞고 있는 경인아라뱃길의 이용률이 저조해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인천 앞바다와 서울 한강을 연결하는 18㎞의 경인아라뱃길은 굴포천 홍수조절과 수도권 물류 혁신, 문화·관광·레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2012년 5월 개통됐다.

12선과 11선의 선박을 각각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245만㎡ 규모의 경인항 인천터미널과 172만㎡ 규모의 김포터미널은 거의 매일 텅 비었다. 인천터미널에서는 인천~중국 톈진을 오가는 정기선 1척만이 지난해 55회 운항했다. 화물선 1척이 주 1회 정도 왕래한 셈이다. 그나마 있던 경인항~중국 칭다오 노선은 중단됐다. 정기선 1척 이외에 부정기 항로 24개 노선에서 120척이 운항한 실적이 전부다.

화물처리 실적도 미미하다. K-water는 지난해 컨테이너 36만4000t과 일반화물 18만7000t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측치의 10%도 안된다. 특히 KDI는 경인항에서 쓰레기, 모래, 중고차 등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적은 전무하다.

유람선을 타고 경인아라뱃길을 둘러본 관광객도 5만명에 불과하다. 2012년 21만3000명, 2013년 17만4000명에서 크게 줄었다. KDI는 경인아라뱃길 개통 첫 해 관광객을 59만9000명으로 예측했고, 이후 60만명 이상으로 내다봤다. K-water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유람선의 선호도가 떨어져 관광객 유치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임석민 한신대 교수는 "경인아라뱃길은 이용실적이 너무 낮은 데다 운항하는 선박의 입항료와 하역료가 무료여서 사실상 세금만 낭비되고 있는 것"이라며 "경인운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운하병' 때문에 잘못 태어난 만큼 정부는 물류기능을 포기하고 친수공간으로 활용토록 기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K-water는 지난달 경인아라뱃길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며 뒤늦게 인천시와 한국관광공사 등 18개 기관이 참여한 '아라천유역 문화관광협의회'를 발족했다. K-water 관계자는 "아라뱃길의 물류기능을 단기간의 실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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