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70대母, 딸 사망 모른채 2주 넘게 돌봐

2013. 3. 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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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 모 할머니(74)는 여전히 딸이 잠 자고 있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 눈치였다.

2주째 화장실에 숨진채 누워있던 딸이 구청 사회복지사에게 발견된 것은 지난 25일이었다. 그러나 치매를 앓아온 할머니는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는 순간까지도 딸이 자고 있다고만 여겼다. 할머니는 지난 며칠간 잠 자는 딸이 추울까 이불도 덮어주고 끼니 거르면 안된다고 죽도 만들어줬다.

지난 15년간 할머니를 보살펴 온 딸이 그렇게 '잠자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할머니는 "배가 고프다"며 동네를 헤매고 다녔다.

보다 못한 동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할머니 집을 방문한 구청 사회복지사가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딸 A씨(46)를 발견해 가슴아픈 사연이 알려졌다. A씨 남동생에 따르면 미혼인 A씨는 15년 전부터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수발하면서 같이 살아왔다. 학원 수학 강사로 일하던 A씨는 그러나 최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시신 부패 정도로 봤을 때 A씨가 2주 정도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시신에 외상이 없고 2주 넘게 집에 드나든 사람이 없어 타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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